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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6차 공판…'메르스·바이오' 공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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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 첨예한 대립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메르스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승마지원 시기에 대한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의 공방이 오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0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6차 공판이 재개됐다.

공판에서는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삼성 미래전략실이 밀착 로비를 했는지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관련한 의혹,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지원 시기 등에 대해 다뤄졌다.

◆ 삼성 깨알같은 밀착 로비 vs 적극적인 업무 수행

삼성은 지난 2015년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우선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대관업무가 로비를 조장하는 일이었다고 지목했다. 이 선에서 해결이 안되면 미래전략실 수뇌부가 총출동해 청와대에 부정청탁을 벌이며, 이마저도 좌절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서 현안을 해결해왔다는 주장이다.

특검은 조사에서 박의명 전 삼성증권 고문의 "이수형 팀장(삼성 전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이 메르스 때문에 감사원에서 삼성서울병원을 감사하는데 각자 역할을 분담해 대응하자고 했다. 상무 과장급은 국장을 맡기로 하고, 전체 총괄은 이수형 팀장이 맡고, 감사원 수감 부분은 제가 총괄하기로 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밀착 로비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고문이 장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도 특검을 통해 공개됐다. "엊저녁 감사원 사회복지감사국장을만났더니 BH(청와대)에서 전염성 질환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가능한 감사시기를 늦춰주고, 착수전 미리 얘기해 달라고했다", "감사원 신민철 국장 면담한 결과 당초 처분요구에서는 감염병 관리법 위반으로 고발조치 하라고 돼있었으나 저의 입장을 고려해 의료법관계법령에 따라 적정한 조치를 하라고 내용을 수정했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검은 이를 두고 '깨알같은 로비'라는 문구를 반복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즉각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대기업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이 정부기관의 인사조차 파악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 주장했다. 감사원의 결정을 다시 국장 재량으로 수정할 수 없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박 전 고문도 진술을 통해 "감사위원장에서 의결한 사항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재심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에서 말하는 로비의 실체는 민원인의 자격으로 현안을 설명하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다. 공무원은 현안 설명이나 민원에 현재 더 적극적으로 귀담아들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 안 전 수석 수첩 속 반복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특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관련해 조작된 흔적이 보인다며, 화평법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했다. 특검은 식약처와 환경부가 화평법을 배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 배경에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숨어있다는 게 근거다.

특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진술을 통해 "2016년 3월초 환경부장관실 비서관인 배 모 과장으로부터 장관님이 환경부 소관 업무와 관련된 기업체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데 장관님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방문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봐달라고 했다"는 내용을 토대로 위에서부터 지시가 있었음을 의심했다.

특검은 화평법 적용 배제를 통해 이득을 챙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염두해두고 대대적인 홍보성 기사를 내놨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검은 진술에서 "안 수석의 수첩을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차례 등장한다. 사장 이름도 적시돼 있다. 횟수가 놀랍다. 안수첩에 의하면 대통령이 안 수석에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언급한 것이 나온다. 혹시 식약처에서도 화평범 적용 배제를 환경부와 합의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유리하게 법리적 해석을 해주라는 청와대로부터의 지시가 있지 않았나"고 묻기도 했다.

변호인단도 지지않고 맞섰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갈수록 청탁의 내용이 과감해졌다고 하는데 청탁과 관련해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고 운을 땠다.

우선 환경부장관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방문은 박 전 대통령이나 안 전 수석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방문을 통해 어떤 혜택을 입었는지 반문하고 싶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특검에 조사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 또한 "장관님은 2016년 1월경부터 매월 6회 정도 환경부 소관업무와 관련이 있는 정부기관, 지자체, 각 기업체들을 현장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방문 계획도 그 일환의 하나로서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화평법 배제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다. 직원이 진술하기를 "2015년 1월경 화평범 시행에 따라 원료 의약품 제조업체는 환경보건당국에 안전성 입증에 필요한 추가적인 실험등과 관련해 추가 요구를 받았다. 이로 인해 원료 의약품 제조업체는 약사법에 따라 품질 관리 안정성 평가 등을 받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 제정된 화평법에 의해 새로운 화학물질뿐만 아니라 기존에 쓰인 물질도 평가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업체 CEO 간담회에서 약사법과 화평범의 중복 적용을 받고 있어, 원료의약품 제조용 원료물질에 대해서는 화평법이 아닌 약사법을 적용해달라는 민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삼성바이오로직스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화평법이 배제되면서 혜택을 봤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진술에는 비교적 상세하게 SK플라즈마, 대한제당, 녹십자, 휴젤 등이 전반적으로 큰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홍보성 기사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기사가 나온 시기는 2016년 3월 2일이다. 상장은 11월이다. 유가시장 상장 앞둔 시기가 아닌 3월에 낸게 의문스럽고 회사 홍보를 위해 보도자료를 낸 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한편,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번째 독대일인 2015년 7월 25일 전부터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가 독일에서 승마훈련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독대전부터 이미 삼성과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삼성이 지원하기로 했다면 정유라가 말 4필을 가지고 독일에 갈 필요가 없다. 지원하려면 이 때 삼성이 지원했어야 했다"며, "(독대 전에) 삼성 측 사람이 독일에 갔다는 증거도 없다"고 못박았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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