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갤럭시S8, G6 등 전략 스마트폰에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플랫폼이 도입된 가운데, 지난해 출시된 스마트폰에서도 제조업체의 의지에 따라 동일한 사용자경험(UX)을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 G6는 구글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Assistent)가 적용됐다.
구글 지난해 선보인 픽셀이 어시스턴트를 받아들인 첫번째 스마트폰이긴 하지만 타사의 경우 LG전자가 첫 적용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오는 21일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에도 삼성전자가 비브랩스와 협업을 통해 완성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Bixby)가 첫 적용됐다. 갤럭시S8 시리즈의 경우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어 구글 어시스턴트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 홀로서기 불가능한 음성인식 AI
빅스비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특성상 홀로 설 수 없다. 사용자의 언어를 기계에 반영해주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해준다. 이 곳에는 빅데이터를 응용한 일종의 스마트 기능이 더해진다. 쌍방향 대화가 가능해진다면 기계의 언어를 사용자에게 돌려 줄 수도 있다.
우선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으려면 음성기반 인공지능 플랫폼과 디바이스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8은 빅스비에, LG전자 G6는 구글 어시스턴트에 최적화돼 있다.
가령, 갤럭시S8에서 빅스비를 구동시켰다고 가정하면, 음성으로 "오늘 뉴욕에서 찍은 사진을 A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내줘"라고 말하면, 갤럭시S8은 우선 음성을 알아듣고, 이를 바탕으로 갤러리 앱을 구동시켜 날짜와 장소를 확인해 사진을 정렬한 후 다시 정렬된 사진을 문자 메시지 앱을 열고 덧붙여 A에게 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 속에서 빅스비는 갤러리, 메시지 앱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
반대로 뒤집으면, 빅스비나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됐다고 해서 곧바로 이에 따른 혜택을 기대할 수 없다. 관련 앱들이 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작들의 경우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5일 업계 관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나 빅스비 등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솔루션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기반이기에 적당한 하드웨어 스펙만 받쳐준다면 어디든 적용 가능하다"라며, "하지만 구형 제품들의 경우 인공지능 플랫폼에 최적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따른 후속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구형폰, AI 최적화 필요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LG전자 G5와 V20 등은 이를 쓸 수 없을까.
결론은 쓸 수 있다. 다만, 올해 출시된 스마트폰과 같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의 의지가 무엇보다 필수다.
구글은 지난 2월 27일 자체 블로그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가 안드로이드 7.0 누가뿐만 아니라 6.0 마시멜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구글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스마트폰은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V20, HTC 10이다.
실제로 이들 제품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쓸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S8과 G6처럼 능수능란하지는 않다. 갤럭시S7에서의 삼성 자체 앱이나 V20에서의 LG 자체 앱들 중 특정 앱들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최적화 과정을 거치지 않아서다.
일부 제품군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기본 탑재돼 있지 않다. 제조업체의 선택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G5의 경우 구글 플레이를 통해 알로(Allo) 앱을 내려받아야만 어시스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향후 G5와 V20 등에서 G6와 같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수월하게 쓸 수 있도록 펌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영어와 독일어만 지원하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달리 한국어를 지원하는 빅스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당분간 빅스비는 갤럭시S8 시리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마찬가지로 빅스비를 기존에 출시된 스마트폰에 옮기려면 관련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진행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이 출시되지 않은 시기라 빅스비의 타 스마트폰 확대 계획은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은 걸음마 단계다. 앞으로 많은 학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보다 고도화된 인공지능 플랫폼 강화를 위해서라도 기존 스마트폰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AI 생태계 확장 필수
현재 기본 탑재된 앱들 간의 소통을 넘어 더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을 사용하려면 관련 생태계가 더 확장돼야 한다. 서드 파티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빅스비와 어시스턴트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갤럭시S8은 아이러니하게도 각자의 앱들을 통해 구현된다. 빅스비에서 구글 포토에게 명령을 내릴 수없고, 어시스턴트가 삼성 갤러리를 펼칠 수도 없다. 생태계 조성이 중요한 이유다.
애플은 지난해 6월 개최된 WWDC 2016을 통해 음성인식 비서 플랫폼 시리(Siri)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개했다. 서드 파티에서는 일찍부터 시리 API를 이용한 앱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말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자용 플랫폼 액션 온 구글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에는 음성과 다이렉트, 임베디드 형태로 구동되는 어시스턴트 SDK가 포함돼 있다. 음성인식을 통해 구현되는 스마트홈 디바이스 구글홈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빅스비 SDK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갤럭시S8 출시 시점에 맞춰 본격적인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약 4년 동안 인공지능 기술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해왔다. 특히 음성인식 분야에 매진했다. 지난해 인수한 비브랩스를 통해 생태계 기반은 닦아 놓은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비브랩스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비브랩스의 솔루션을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과 통합해 IoT 시대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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