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낙전(落錢) 관리가 허술하다.
공중전화 낙전이란 공중전화 통화를 하고 남은 돈이다. 현재 1통화에 70원 하는 공중전화에서 100원자리 동전을 넣고 한 통화를 사용하면 30원이 남는다. 이 남은 돈을 돌려 받으려면 10원짜리 7개를 집어 넣어야 한다. 그러면 30원까지 합쳐 100원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귀찮게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그냥 전화를 끊어 버린다.
지난해 5월 이전 1통화에 50원 하던 때는 뒷사람을 위해 간혹 남겨두기도 했지만 30원만으로는 통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무시해 버리는 것.
낙전은 서비스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말 그대로 공돈이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공중전화 낙전 규모는 지난 99년 15억4천만원, 2000년 17억7천400만원, 2001년 28억2천200만원으로 증가해오다 지난해는 17억1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문제는 이 돈의 사용처다. KT는 지난 99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낙전 수입중 9천만원을 청소년 정보윤리 지원사업 등 사회공헌 기금으로 사용했다. 그나마 2002년에는 한 푼도 사용하지 않았다.
남은 돈은 고스란히 KT 회계에 잡수입으로 계상됐다. 결국 KT는 지난 99년부터 지난해까지만 총 75억6천700만원의 공돈을 챙긴 셈이 됐다.
정통부의 관리도 KT 민영화가 되면서 전혀 안되고 있다.
정통부 담당자는 "낙전 수입은 공익사업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96년 낙전 수입을 남북통일 대비 통신분야 지원금으로 적립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적립되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남북통일 대비 지원 적립금은 한 푼도 적립되지 않고 있다. 결국 정통부는 96년부터 적어도 KT가 민영화기 직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관리를 하지 않고 있었다는 얘기다.
KT 담당자는 "조직 개편과정에서 공중전화를 전담하는 조직과 인원이 사라지면서 낙전은 잊혀진 면이 있다"면서 "많지도 않은 금액으로 회사의 이미지가 나빠질 우려가 있어 조만간 기본계획을 수립키로 하고 현재 공익사업 위주로 사용처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공중전화사업은 이동전화 서비스 보급확대로 인해 매년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다. 2000년도만 1천59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01년 1천230억원, 2002년 706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공중전화 대수도 해마다 줄어 2000년 53만8천983대 이던 것이 올해 8월말 현재는 39만5천227대로 감소했다.
KT 입장에서 보면 해마다 막대한 적자를 보는 사업을 정부의 '보편적 서비스' 규정에 묶여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또 적자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은 낙전 수입을, 그것도 '선의'로 잡수입으로 잡은 것을 문제삼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불필요한 일을 해서는 안된다. 비록 '작은 금액'이라 하더라도 투명하고 떳떳하게 처리해야만 소비자들로부터 믿음을 얻을 수 있다.
KT가 조만간 훌륭한 낙전수입의 사용계획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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