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롯데일가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쇼핑 지분 5.5%를 매각한 것과 관련해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이 있을 지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3천900억원대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경영권 포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은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6일 장 마감 후 모건스탠리 주관으로 롯데쇼핑 지분 173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16일 종가 25만4천원에서 11% 할인한 22만6천60원으로, 총 매각금액은 3천913억원이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롯데쇼핑 지분 423만5천883주(13.45%)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였지만 이번 일로 잔여지분이 7.95%로 줄어들게 됐다. 지난 1월 부친 증여세 등으로 주식 담보 대출에 사용한 물량(250만5천주)을 제외한 나머지를 이번에 모두 매각함으로써 롯데쇼핑에 대한 지분은 모두 처분하게 됐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할인율을 높이면서까지 지분을 급하게 매각한 의도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쓸 지 예측이 안돼 내부에서도 이들의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일로 롯데에서의 신 전 부회장의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간 지분 측면에서 가장 대등한 관계를 형성했던 곳으로, 양측의 국내 개인자산 측면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곳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데다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더라도 지분율 역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일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해 롯데제과 지분 매입에 나선다고 해도 신 회장 측 지분이 18.5%p 많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포기가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아직까지 지분 매각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 지를 두고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이를 밝힐 것이란 입장이다.
이로 인해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 지분 매입에 나서거나 비상장사인 롯데알미늄 지분을 사들여 신 회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일본 광윤사 또는 L투자회사 등의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신 전 부회장이 이번 블록딜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롯데제과 지배력 확대 시에는 지분 경쟁 이슈가 붙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일로 일단 롯데쇼핑에 대한 지분 관계는 명확하게 정리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신 회장 입장에서는 롯데쇼핑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시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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