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1세대 민중미술작가로 불리는 임옥상 화백이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불구속 기소 이후 재판이 진행되던 최근까지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후원회장직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화백 문제에 대해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온 최 의원은 과거 임씨를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소개했던 유튜브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달 27일 최 의원의 '후원회 대표자'(후원회장직)에서 내려왔다.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한 달 반이나 지난 시점이다.
임씨는 지난 2013년 8월 한 여성을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추행한 혐의로 올해 6월 9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임씨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7월 6일 첫 공판을 열었고, 검찰은 임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8월 17일 임씨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의원 후원회장은 임씨를 포함해 건축가 승효상,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등 총 3명이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중 임 씨가 7월 27일자로 후원회장에서 빠졌다.임옥상·승효상씨는 최 의원이 열린민주당(현재 더불어민주당과 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직후인 2020년 6월 11일부터 후원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최 의원 측은 임씨가 뒤늦게 후원회장직을 사임한 이유를 묻자 "임옥상 선생님이 최강욱 의원에게 '누를 끼쳐선 안 된다'고 말씀하시고 스스로 사임하셨다. 그런데 저희도 여러 가지 서류나 행정절차가 필요했고, 의원실 휴가 기간도 겹치다 보니 조금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사임을) 말씀하신 것은 제 기억으로 두 달 정도 됐다"고 해명했다.
임씨와 관련된 논란과 후원회장직 사임에 대해 유감 표명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가 없다. 임옥상 선생님이 본인이 사임하겠다고 했던 취지가 불미스러운 일로 최 의원에게 누를 끼쳐선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가 또 언급하는 것 자체가 그 취지에 반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최 의원이 임 작가의 논란에 대해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노출이 됐을 때는 최소한 상식적인 입장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위촉한 후원회장인 만큼 도의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만약 여당에 이러한 문제가 불거졌다면 최 의원과 야당은 가만히 있었겠는가. 사회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의 한 구성원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최근 논란이 불거진 임씨의 각종 설치 작품을 철거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이 임씨의 논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임씨는 50여년간 회화·조각·설치·퍼포먼스 등 다양한 사회비판적인 작품을 선보여 온 1세대 민중미술가로 꼽힌다. 2017년에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광화문 촛불집회를 묘사한 대형 그림 '광장에, 서'가 청와대 본관에 걸리기도 했다.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범시킨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공약 기획위원회'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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