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역작 제네시스…7년10개월만에 '100만대 금자탑' 눈앞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 세계 누적 판매 100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5년 11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첫 고급 브랜드로 탄생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에 도전장을 내민 지 약 7년 10개월 만에 금자탑을 세우게 된 것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세계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까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글로벌 자동차 명가(名家)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14일 현대차의 IR 실적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브랜드 출범 이후 올해 7월까지 총 98만3천716대(국내 68만2천226대·해외 30만1천490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100만 대까지 남은 차량은 1만6천284대로 제네시스가 매달 평균 2만 대가량이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달 100만 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2015년 11월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주도했다. 정 회장은 브랜드 론칭 당시 제네시스의 정체성에 관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는 현명한 소유 경험, 사용할수록 만족감이 높아지는 실용적 혁신에 감동하는 명품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소개하며 고급 차 시장 공략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정 회장은 BMW와 벤틀리 등 럭셔리 브랜드 출신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했다. 북미 최대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 광고와 미국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후원 등 인기 스포츠와 연계 마케팅을 직접 주도하며 발로 뛰는 홍보에도 앞장섰다.

출범 첫해인 2015년 530대를 판매했던 제네시스는 2020년과 2021년 전 세계 연간 판매 10만 대와 20만 대를 연이어 넘기며 고급 차 브랜드로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네시스 판매 일등 공신은 준대형 세단 G80이었다. 이 모델은 올해 7월까지 전 세계 누적 38만127대가 판매됐다. GV80(16만9천894대), GV70(15만4천333대) 등도 제네시스의 판매 약진을 이끈 차종으로 꼽힌다.

또한 제네시스는 올해 1∼7월 누적 등록 대수 8만4천77대(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를 기록하며 국내 3위 브랜드서의 입지도 공고히 했다. 1∼2위는 같은 그룹사인 기아(30만4천431대)와 현대차(28만3천129대)였다.

특히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5.4%였다. 경쟁 상대인 일본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1989년 출범 후 32년 만인 2011년에서야 전체 토요타 판매에서의 비중이 5.0%를 넘은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네시스는 앞으로 전기자동차 전환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제네시스의 모든 신차를 전기차 모델로만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