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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또 넥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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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싹쓸이’ 너무 한다 '한 목소리'JCE 인수등 산업허리 사실상 실종…덩치 커질수록 시스템 운영에 이상기류 최근 게임업계는 또 한 차례 대형 인수합병(M A) 소식으로 들썩였다. 넥슨(대표 서민)이 중견업체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송인수, JCE)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JCE는 최근 코스닥 조회공시에서 넥슨으로의 피인수를 공식화해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설왕설래(說往說來)가 한창이다. JCE는 넥슨 측에 최대주주 지분 약 32% 및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000억원 상당의 매각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온라인 스포츠게임 ‘프리스타일’ 시리즈를 비롯해 차기작의 글로벌 진출이 초기 단계인 터라 향후 성장 가능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들어 게임업계에서는 JCE, 엠게임 등 중견업체들에 대한 인수합병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엔트리브소프트와 나우콤 등은 인수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단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들 중견업체들은 각각 킬러 타이틀을 보유해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한 터라 최근 몇 년간 게임업계에 지속적으로 일고 있는 대형 인수합병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한창이었다.

# 코스닥 상장사 잇따라 사들여

넥슨의 이번 JCE 인수합병은 유망한 중견업체의 인수라는 점에서 이슈가 된다. 최근 인수합병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업계의 튼튼한 허리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만 하더라도 지난해 코스닥 상장 기업인 게임하이의 인수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코스닥 기업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를 한지붕으로 끌어들이게 됐다. 이는 넥슨이 한창 잘 나가던 엔도어즈와 ‘던전 앤 파이터’의 네오플, ‘서든어택’의 게임하이 등 굵직굵직한 업체를 인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넥슨이 킬러타이틀을 보유한 탄탄한 업체를 인수한 것도 4~5개사에 이른다.

넥슨이 이처럼 잘나가는 업체를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자산 보유 덕이다. 넥슨은 유동자산 약 3000억원, 비유동자산 약 8870억원으로 자산규모가 1조대에 이르는 업체다. 규모만으로 따져봤을 때 명실공히 국내 1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넥슨이 이처럼 대규모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건 단순히 규모 때문만은 아니라는 시각이 상당하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넥슨이 돈을 크게 쓸 뿐만 아니라 인수한 후 게임운용에 탁월한 수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매각 주체의 CEO들이 이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손을 털어버린다고 보고 있다. 기업을 잘못 넘길 경우 회사는 커녕 게임도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고 때에 따라서는 유명무실해 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넥슨이 지금까지 보여준 실적에 따르면 기존 업체를 인수한 경우 기존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넥슨이 인수하면 인수팀이 들어가 마치 점령군처럼 거들먹거리며 행세하려 드는 게 아니라 시스템부터 접수하고 공부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시스템 버그가 발생하면 즉시 처리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기업이 넥슨이다. 실제로 넥슨은 시스템 운용에 문제가 생기면 하루 이내에 이를 처리한다. 해외에서도 외국 게임업체들로부터 시스템에 관한한 민원이 드문 기업으로 유명하다.

# 위험부담 적지만 미래가치도 적어

하지만 넥슨의 운용능력을 제외한 기업 평가에 있어서는 아주 인색하다. 넥슨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MMORPG 분야에 있어 오랜 시간 투자와 시행착오를 거친 후 개발력과 서비스 노하우 등을 확보한 엔씨소프트 등과는 달리 인수합병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열을 올리고 기존에 있던 게임에 대한 서비스 관리 운용만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JCE에 제시한 인수 금액에 대해서도 넥슨의 계산법에 맞춰보면 그다지 많지 않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일본 상장을 앞두고 있는 넥슨이 JCE를 통해 그동안 갖지 못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려는데 이는 ‘프리스타일’ 시리즈가 대표하는 스포츠 장르의 게임들이다. 특히 ‘프리스타일’ 시리즈는 스포츠 게임 중에서도 캐주얼 이미지가 강해 이같은 콘셉트가 기존의 넥슨 게임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이에 따라 2000억 정도의 인수금액은 결코 많지 않고 넥슨의 계산법을 역이용하면 충분히 더 받아낼 수 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JCE 인수가 메이저 업체들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독과점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그나마 국내에 얼마 남아있지도 않은 튼실한 중견기업을 사들여 ‘산업의 허리’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넥슨이 게임기업으로는 좋은 기업이지만 산업계의 균형발전을 생각해 보면 굳이 넥슨이 아니어도 인수기업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넥슨의 지속적인 대형 인수합병은 최근 자체 개발력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여타의 퍼블리셔들과는 다른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퍼블리셔들은 이미 성공한 타이틀을 확보한 업체보다는 미래가치가 높은 개발사들을 위주로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개발사들의 향후 개발작을 확보, 기회비용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반면 넥슨의 경우 성공작을 가진 업체를 인수, 이들 업체의 유저풀 확보와 동시에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인수합병의 큰 맥락으로 한 이는 인수에 따른 위험부담은 적은 편이나 상대적으로 미래가치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서든어택'이라는 굴지의 타이틀을 확보하고 있지만 후속작의 개발 답보 상태에 빠진 게임하이의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 최근 이상기류 원인은 공룡 징후?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넥슨이 JCE를 인수할 경우 ‘서든어택’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프리스타일’의 유저 층이 기존의 넥슨 게임과 자연스럽게 맞물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성인 유저풀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넥슨 게임에 20대 유저풀을 대거 확보할 수 있어 시너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수익성 강화로 악평을 받고 있는 넥슨의 아이템 정책에 대한 반발도 불러올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등은 작품의 질적인 하락에도 아랑곳 않고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극단적인 패치 업그레이드로 많은 유저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저연령층 유저들은 성인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품의 질적인 변화나 운영 서비스에 대한 불편을 감수하면서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성인 유저 층은 아이템 정책의 조그만 변화에도 고객센터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며 내용이 불만스런 경우 이탈 현상도 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넥슨 고유의 강점으로 꼽히는 시스템 버그 처리 능력 등에서도 최근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넥슨은 자사 게임들의 잦은 서비스 중단으로 유저들의 원성을 샀다. 이달 초에는 ‘마비노기’의 경우 게임업계 사상 초유의 96시간 서버점검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마비노기영웅전’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등의 인기작을 포함한 15개 게임이 ‘올스톱’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넥슨은 이같은 사고가 발생할 당시 유저들의 불법 프로그램 사용, 사설 네트워크 서버의 스위치 불량 등이 원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상당수 업계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넥슨이 실적 위주의 무리한 서버운영을 했다는 것. 최근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의 작품은 동시접속자수 25만~60만이라는 초유의 숫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동접자 수를 늘리기 위해 이벤트를 자주 시도, 서버 과부하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인 유저층이 많은 ‘프리스타일’에도 이같은 운영을 시도할 경우 역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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