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H20' 반도체에 대한 중국 수출을 제한한다고 15일(현지시간) 통보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9일 미국 정부로부터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할 때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엔비디아는 "9일 통보를 받은 후 14일에는 '이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란 통지를 또 받았다"며 "H20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데 대한 우려가 규제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최고급 사양의 AI 가속기였지만, 이마저도 막힌 셈이다.
엔비디아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판매하는 AI 가속기 대표 모델은 'H100', '블랙웰' 시리즈고 H20은 다소 낮은 사양의 제품이다.
하지만 올초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H20을 활용해 오픈AI를 뛰어넘는 성능을 기록하자, 미 정부에서 수출 제한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1분기 회계연도(2~4월)에 55억 달러(약 7조8567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당장 실적에는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아직 H20용 HBM 판매가 없고, SK하이닉스는 H20용 HBM3E 3월 추가 판매를 완료해 엔비디아처럼 재고 손실처리 등의 비용 반영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1분기부터 12Hi 위주로 엔비디아에 판매하고 있고, H20은 기존 계획 대비 추가된 물량이므로 H20 제재로 인한 연간 HBM 계획 변경은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H20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주가에 부담을 주겠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미·중 간 포커게임의 일환이며, 엔비디아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AI를 실현시키는 유일한 반도체 제조사"라고 자신의 SNS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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