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한 뒤 하늘로 떠났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한 뒤 하늘의 별이 됐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https://image.inews24.com/v1/97ca5a6dcdefe4.jpg)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8일 뇌사 상태였던 고(故) 허곡지(69) 씨가 대구가톨릭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을 1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허 씨는 지난 2월 28일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가족의 동의로 간장을 기증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
고인의 자녀들은 "어머니가 누워 계시다 생을 마감하기보다 누군가를 살리고 떠나는 것이 어머니를 위한 더 의미 있는 선택이라 판단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허 씨는 대구에서 2남 5녀 중 여섯째로 태어나 조용하면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기 위해 늘 노력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한 뒤 하늘의 별이 됐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https://image.inews24.com/v1/546c29cc471242.jpg)
30년 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경제활동이 어려워지자 그는 가족을 위해 섬유 공장,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했고, 요양보호사로도 활동했다. 퇴근 후에는 강아지와 산책을 즐겼고, 주말마다 친구들과 함께 등산에 나서는 것을 좋아했다.
고인의 아들 장재웅 씨는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너무 미안하다. 아버지도 뇌졸중으로 오래 고생하시다 5년 전 돌아가셨는데, 엄마마저 뇌사로 떠난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와 함께 편히 쉬었으면 한다. 살면서 한 번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는데 '사랑해요, 엄마'"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허곡지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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