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패션그룹형지 계열의 형지I&C와 형지글로벌이 기습적인 동반 유상증자에 나섰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다가 주가 상승을 틈타 공모 유상증자를 나선 것.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형지I&C는 지난달 21일 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형지I&C의 유상증자는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90.4%에 이르는 신주를 발행, 기존 주주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있다. 여기에 형지I&C의 미상환 BW와 CB 물량이 출회될 수도 있다.
형지I&C는 증권신고서에서 2023년 발행한 8회차 CB와 지난해 발행한 10회차 BW 중에서 미상환 분인 약 473만주가 보통주로 전환돼 출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8 CB와 10 BW의 행사가액이 각각 626원, 861원이라서 이번 유상증자이 진행될 경우 행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형지I&C는 최병오 회장과 최준호·최혜원·패션그룹형지 등이 전체 지분의 24.67%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유상증자에 10% 참여할 경우 유상증자 후 지분율은 14.13%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형지I&C의 유상증자 직후 형지글로벌(옛 까스텔바작)도 첫 유상증자에 나섰다. 형지글로벌은 지난 1일 205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에 따라 발행되는 신주는 600만주다. 기존 발행 주식 총수의 90.6%로 형지I&C와 유사한 수준이다. 형지I&C처럼 형지글로벌도 유상증자가 아닌 CB와 BW를 통한 자금 조달에 주력해온 곳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예상대로 이뤄질 경우 기존에 발행한 사모 CB와 BW의 매물 출회도 예상된다. 2023년 발행한 4회차 사모 CB 중 56만주가 보통주로 전환가능하고, 지난해 발행한 5회차와 6회차 사모 BW도 약 300만주 가량 행사될 수 있다. 미상환 사채의 전환가능 주식수가 발행주식총수의 53.90%에 달한다.
특히 형지글로벌의 유상증자는 조달자금 중 절반 이상을 기존에 발행한 4회차와 5회차 CB 조기상환과 6회차 BW 조기상환 용도로 사용한다. 해당 사채의 채권자들이 조기 상환 청구권을 행사했음에도 상환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상환하지 못했는데, 유상증자로 이를 상환하려는 것이다.
형지글로벌의 최대주주는 패션그룹형지로 지분율이 46.65%다. 패션그룹형지의 최대주주는 최병오 회장이라는 점에서 '최병오→패션그룹형지→형지글로벌/형지I&C'의 출자 구조로 연결된다.
형지I&C와 형지글로벌은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지난달 26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날이다. 시장에선 형지글로벌과 형지I&C를 '이재명 테마주'로 보고 있다. 형지글로벌의 관계사, 형지엘리트가 이 대표 성남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무상 교복 정책의 수혜주라는 이유에서다.
형지글로벌은 공교롭게도 주가가 급등하자마자 상장 후 처음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형지I&C도 주가 급등으로 인해 CB나 BW가 아닌 공모 증자 부담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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