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 일주일 만에 주택가격 변화가 분명하게 감지되고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였고 송파구의 경우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하락하기도 했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는 등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택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는 모양새다.
![안개에 덮인 서울 시내의 아파트. 2025.2.9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6d4be25d921d8.jpg)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4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하며 지난주 기록한 상승률 0.25% 대비 오름폭이 줄었다.
정부는 24일부터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서울시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 후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79%까지 치솟았던 송파구는 일주일 만에 0.03% 하락하며 약세로 돌아섰다. 강남구(0.83%→0.36%), 서초구(0.69%→0.28%), 용산구(0.34%→0.18%) 등 다른 지역도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되지 않은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구(0.04%)와 종로구(0.07%), 강서구(0.04%)만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졌을 뿐 그 외 자치구는 전주 대비 오름폭이 같거나 줄었다. 보합세로 돌아선 지역도 강북·노원·동대문·중랑 등 4개 지역에 달했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된 후 수요자들이 인근 지역으로 몰려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6월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등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을 때도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하며 정부가 급하게 추가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정부는 4개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이어 추가 지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힐 정도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은행권에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매수에 나서기보다 시장 흐름을 관망하는 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 2월 서울시가 토지거래하거구역을 해제한 후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면 반대로 재지정됐을 때 가격 변동폭이 커진 것"이라며 "동시에 약 40만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 거래량 감소와 함께 일부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이번 주택 가격 상승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단지와 지역만 가격이 오르며 주택 시장에서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뜨거웠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집값 하락을 내다보는 매수 희망자와 상승을 전망하는 매도자 사이 눈치싸움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한동안 서울 전역 주택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수를 노리는 수요자는 여전하지만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을 언급하는 등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억제하고 있는 탓이다.
함 랩장은 "일부 풍선효과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언제든 다른 지역도 규제에 묶일 수 있는 상황이고 대출 규제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만큼 토지거래허가구역 인근 지역에 폭발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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