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뇌연구원은 신경·혈관단위체 연구그룹의 박형주 박사 연구팀이 뇌가 운동이나 절차 기억을 강화할 때 신경세포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 중에서 필요 없는 것을 성상교세포가 선별적으로 제거하면서 진행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상교세포(astrocyte)는 ‘뇌의 조력자’로 불리는 교세포의 하나이다. 별모양으로 생겨 성상교세포라고 부른다. 신경세포의 학습, 기억 기능 등을 돕는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는 페달 밟는 것도 어색하고 균형 잡기도 어려워 자주 비틀거린다. 연습을 거듭하면 몸이 자전거 타는 법을 익힌다. 몇 년이 지나도 잊지 않는다. 이러한 운동기억도 일반 기억처럼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통해 뇌에 저장된다.
![한국뇌연구원. [사진=한국뇌연구원]](https://image.inews24.com/v1/df71600afe5047.jpg)
박형주 박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에서 성상교세포가 시냅스 연결을 조절해 기억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성상교세포가 선택적으로 신경회로를 인식해 조절하는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운동 학습과 절차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선조체(striatum)’에 주목했다. 이곳에 있는 성상교세포가 뇌의 가장 바깥층인 피질에서 선조체로 연결되는 신경회로만 선택적으로 제거해 기억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반복 연습을 통해 필요 없는 시냅스 연결이 제거되고 중요한 신경회로가 강화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때 성상교세포가 불필요한 시냅스를 제거하는 ‘포식작용(phagocytosis)’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성상교세포의 포식작용을 방해한 동물모델을 활용해 성상교세포가 성체 뇌의 선조체 영역에서 불필요한 시냅스를 제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선조체 내 성상교세포는 성체 해마에서와 마찬가지로 흥분성 시냅스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선조체는 피질, 시상(thalamus)과 같은 뇌의 다양한 영역들과 신경회로망을 구성한다. 성상교세포의 포식작용은 대뇌피질에서 선조체로 연결되는 신경회로(피질-선조체 회로)의 시냅스 중에서 필요 없는 것만 골라 제거했다.
선조체 내 성상교세포의 포식작용을 방해할 경우 비정상적 피질-선조체 시냅스들이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피질-선조체 신경회로망의 가소성이 사라지고 운동 학습 속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성상교세포가 어떻게 특정 신경회로망을 인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자메커니즘을 밝히고 이를 활용한 인지기능 치료 기술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사진=한국뇌연구원]](https://image.inews24.com/v1/868d969eade486.jpg)
박형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성상교세포가 특정 신경회로를 선택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정상적 학습과 기억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낸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에 발견한 신경회로 기전을 활용하면 운동능력과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를 회복하고 노화와 헌틴텅병 등의 치료에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뇌연구원 김지영 박사후 연수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명) Selective regulation of corticostriatal synapses by astrocytic phagocytosis)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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