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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항 '수북' 김강 대표 "제로섬이 아닌, 플러스의 가치를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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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나경 기자] 포항 장성동, 그곳에는 조금 특별한 책방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빼곡하게 꽂힌 책들 사이로 문학의 향기가 스며든다. 그곳이 바로 문학 전문 서점 '수북'이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문학을 통해 지역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그 중심에는 득수출판사와 함께 '수북'을 운영하는 김강 대표가 있다. 그는 단순히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역 문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문학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고민하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수북' 김강 대표가 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나경기자]

김강 대표가 지역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는 지역 문인들의 이야기가 널리 퍼지길 원했다. 그렇게 시작한 득수출판사는 어느덧 20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처음에는 정말 정신없이 책을 냈어요. 1년에 13권이나 출간했으니까요.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지역 문인들의 작품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의 도전은 헛되지 않았다. 이제 득수출판은 보다 내실 있는 출판을 지향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요즘 소설이 궁금한 당신에게'는 3쇄를 찍었고, '꽃을 놓고 돌을 쥐다' 같은 책은 에세이 부문 1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하지만 단순히 책을 출판하는 것만으로 지역 문화를 활성화할 수는 없다. 김강 대표는 지역 문화를 살리는 데에는 결국 '자생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자체나 국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결국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해요. 지원 정책은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하며 문학과 지역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지역화폐를 일반 도서 구입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같은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한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수북'은 외부 문인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지금까지 24명의 작가가 '수북'을 찾아 독자들과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를 묻자 김 대표는 찾아주신 작가님들 모두가 감사한 인연이라면서 지난해 포항 독서대전에서 '나는 얼마짜리입니까'의 공동 저자들을 초청했던 날을 떠올렸다. "관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노동의 가치와 삶에 대해 깊이 이야기할 수 있었거든요. "그는 앞으로도 이런 만남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김강 대표는 심훈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그에게 작품으로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지 질문했다. "결국 개인이 자유로우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공동체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제 소설의 화두예요. 세상은 제로섬 게임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하면 플러스의 가치를 더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수북'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김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이번 6월에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고, 다음달 4월에는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베토벤을 듣다'라는 문화 행사를 열어요. '베토벤을 읽다'의 출간 기념 음악회인데 지난해 '쇼팽을 듣다'에 이은 두 번째 행사에요. 앞으로도 문학과 예술을 접목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며 환하게 미소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더 큰 목표는 따로 있다. "포항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문학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진주의 '진주서점'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목표이자 꿈입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 만든 작은 책방,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지역 문학 공동체의 움직임. '수북'이 만들어갈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된다.

/대구=유나경 기자(ynk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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