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지난해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서울에서도 상승 폭이 유난히 컸던 성동구의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주춤한 분위기다. 주택시장 열기가 사그라들고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도도 겹쳤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누계 기준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값은 0.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송파구가 0.16%, 용산구가 0.11%, 서초구 0.09%, 광진구 0.08% 상승한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작다.

지난해 성동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았던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 들어 지난 12월30일까지 한 해 동안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값은 9.87%나 상승해 25개 자치구 중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서초구는 같은 기간 8.68% 올랐으며, 송파구와 강남구도 7.6%, 7.21%도 상승했다. 성동구와 함께 상승세를 주도했던 용산구와 마포구는 7.07%, 7.03% 올랐다.
성동구의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지역 중 하나인 성수동의 아파트들의 경우 전고점에 다다르거나 넘어서기도 하는 등 급상승에 따른 관망세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바로 앞 동아아파트는 지난해 8월 전용면적 97㎡가 20억원(9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전용 96㎡가 17억9000만원(3층)에, 6월 전용 97㎡가 18억6800만원(7층)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2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1983년에 입주한 동아아파트는 390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다.
동아아파트 인근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97㎡의 경우) 전세 계약이 남아있는 물건을 포함하면 현재 19억7000만원에서 20억1000만원 수준"이라며 "지난해 4~5월부터 거래가 되더니 지금은 경기도 좋지 않고 정치적인 요인으로 차분해진 상태라 올해 3~4월에 거래가 시작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27b1434274d19.jpg)
성수동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중 하나인 '갤러리아포레' 전용 218㎡도 지난해 2월 100억원(43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 더 높은 가격에는 아직 손바뀜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같은 주택형이 94억원(37층)에 거래되며 눈치보기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동호대교만 건너면 바로 압구정동이라 이른바 '뒷구정동'이라 불리는 성동구 옥수동의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 전용 59㎡도 지난해 1월 14억8500만원(9층)에 계약체결된 후 거래가 늘어나던 지난 8월 17억5000만원(15층)까지 올랐는데, 이 가격대는 유지되는 상태다.
같은 아파트의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20억7000만원(14층)에 지난해 최고가에 거래되며 전고점인 20억9000만원선에 근접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는 전용 84㎡가 19억9000만원(9층), 19억2000만원(16층)에 거래되며 다소 조정됐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 같은 관망세는 더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한강벨트 지역인 성동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많이 올랐다"며 "지난해에는 실수요자들, 기존 아파트를 팔면서 매수에 나서는 갈아타기 수요가 많이 움직이며 거래가 늘고 가격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분위기는 강남, 용산, 청담, 압구정, 잠실 등과 같은 지역만 오르고 성동구 등 다른 지역은 조금 주춤하다"며 "성동구는 지난해 이미 고액 거래가 많이 됐고, 전고점에 도달한 단지들이 많아 매수자들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올해 주택시장이 '상저하고'의 흐름도 확신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 상황이라 관망세는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해처럼 거래가 늘어나려면 부동산 시장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기대할 수 있도록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대출금리도 내려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선 이를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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