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오피스텔 시장에서 수요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임대 수익 중심의 소형은 약세를 보이는 반면, 실거주 수요가 유입된 중대형은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면적별 흐름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공급 감소와 대출 규제, 정책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이 같은 ‘거거익선’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 강남구 도심의 한 오피스텔 건물.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56804b6b039e8.jpg)
서남권 상승·동남권 하락…지역별 흐름도 대형 중심
KB부동산 4월 통계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3% 상승했다. 전체적으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면적별로는 방향이 엇갈렸다.
전용 85㎡ 초과는 0.70% 오르며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초소형(30㎡ 이하)은 -0.05%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소형(-0.11%)과 중형(-0.07%)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형을 제외한 전 면적대가 약세를 보인 셈이다.
거래 흐름 역시 비슷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용 60~85㎡는 78%, 85㎡ 초과는 77% 증가하며 중대형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다. 반면 소형은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장기적으로도 격차는 뚜렷하다.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은 최근 10년간 114.5% 상승해, 20㎡ 이하 소형(33.3%)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오피스텔의 성격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임대 수익을 노린 소형 중심 시장이었다면, 최근에는 주거용과 수익형으로 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대형은 아파트 대체재 성격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중대형 오피스텔은 실거주 수요가 붙으면서 아파트를 대체하는 주거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흐름도 유사하다.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은 0.40%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은 -0.03%로 하락 전환했다.
서남권은 목동 재건축 이주 수요와 마곡 업무 수요가 맞물리며 대형 중심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동남권은 초소형 비중이 높은 구조적 특성상 금리와 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모습이다.
공급 감소·대출 규제 맞물려…중대형 쏠림 강화
이 같은 양극화는 공급 감소와 금융 여건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약 1700실로, 지난해(4234실)보다 60%가량 줄었다. 아파트 역시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주거 수요 분산 요인이 커지고 있다.
자금 조달 여건에서도 차이가 난다. 아파트는 대출 한도와 LTV 규제가 엄격하지만,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하다. 이로 인해 일부 수요가 오피스텔, 특히 중대형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 공급이 단기간에 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거주가 가능한 중대형 오피스텔이 대안으로 선택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거래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양천구 ‘목동 파라곤’ 전용 95㎡는 1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용산구 ‘대우월드마크’ 전용 104㎡ 역시 20억원 수준까지 호가가 올라왔다.
양도세 유예 종료·실거주 완화…중대형 수요 변수로
최근 세제와 대출 정책 변화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는 종료되지만, 실거주 의무는 일부 완화됐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도 즉시 입주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매수 조건이 완화됐다.
매수 시점과 입주 시점이 분리되며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다.
이 변화는 중대형 오피스텔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아파트와 유사한 주거 기능을 갖춘 ‘아파텔’의 경우 실수요 유입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매수 조건이 완화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가 중대형 주거형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 오피스텔 시장은 면적별 양극화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