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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싸게" vs "못 깎아"⋯'팽팽한 줄다리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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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성동 일대 급매 소진 후 호가 5천만원 올라
거래 가능한 매물 단지별 1~2건 그쳐⋯대기수요 누적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가격만 조금 맞으면 바로 계약금 넣겠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막상 당장 살 수 있는 급매는 몇 건 안 됩니다. 사려는 쪽은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파는 쪽은 '이 정도면 바닥'이라며 버티는 상황이죠." (애오개역 인근 공인중개사 A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강북 아파트 시장은 급매물 소진 이후 거래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집주인들의 호가 상향과 매수자들의 추가 하락 기대가 맞물리며 가격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증가 여부와 거래 성사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가늠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시장 지표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하락 폭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 축소되며 하락세가 다소 둔화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과 현장 중개업소에 따르면, 마포·성동·용산 등 한강벨트 주요 단지에서는 최저가 급매물이 소진된 직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다시 2000만~5000만원 가량 다시 높여 부르는 움직임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과 현장 중개업소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1월 23억원 수준에서 최근 21억5000만원까지 하락 조정된 가격에 계약이 체결되며 바닥권에 진입했다. 전용 84㎡ 역시 이달 초 고점 대비 수억 원 낮은 23억5000만~25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저가 거래' 성사가 오히려 시장의 매물 잠김을 부추기는 역설적인 결과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낮은 가격대의 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는 것을 확인한 매도인들이 '추가 하락은 없다'는 심리적 지지선을 확보하며 호가를 다시 높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애오개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최저가 급매물 소진 직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이전보다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84㎡의 경우 23억원대 매물은 자취를 감췄고, 현재는 24억원 중반대에서 최고 25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된 상태다.

인근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 역시 연초 25억5000만원대에서 최근 24억원 후반대까지 밀렸던 매물들의 호가가 다시 25억원 선을 회복하며 가격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상태로 보인다.

인근 '마포그랑자이'도 유사한 흐름이다. 전용 84㎡ 기준 고점 대비 약 3억원 낮은 24억원 수준까지 조정이 이뤄졌으나, 추가 하락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매수 대기자들의 예상과 달리 시장의 매물들은 다시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다.

다만 체감되는 매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애오개역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수억 원 떨어진 실거래가는 이미 과거의 숫자가 됐을 수 있다"며 "급매를 보겠다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만 10명이 넘지만, 집주인들이 거래 성사를 확인한 뒤 호가를 다시 올리면서 실제 계약 가능한 물건은 1~2건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물 흐름의 변화는 통계로 나타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 매물 건수는 전일 대비 총 12건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아현동과 염리동 등 대단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하루 사이 10여 건 이상의 매물이 '거래 완료' 혹은 '집주인 회수'로 인해 목록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매물 감소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해석된다는 분석이다. 실제 거래가 이뤄졌거나, 집주인이 매도를 미루며 매물을 거둬들였을 가능성이다.

현장에서는 후자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2월 초만 해도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되면서 남은 집주인들이 추가 가격 인하를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A씨는 "급하게 팔 물건은 이미 대부분 정리된 상태고, 지금 남아 있는 매물은 가격을 더 낮추기보다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며 "매수 문의는 꾸준하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성동구 행당동 일대 역시 유사한 양상이 더욱 짙게 나타나고 있다. 왕십리역 등 쿼드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춘 행당동은 강북권 실거주 수요와 투자 심리를 동시에 가늠할 수 있는 시세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KB부동산 통계와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성동구 내 최대 규모 단지인 '행당대림아파트(3404가구)'와 '행당한진타운(2123가구)'을 합쳐도 다주택자 급매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특히 투자 수요가 몰리는 전세를 낀 매물(갭투자)은 '행당대림' 기준 단 3~4건에 불과해 투자 수요가 접근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행당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B씨는 "전용 59㎡ 기준 매물이 16억2000만원 수준인데 최근 실거래가(16억원)와 차이가 거의 없다"며 "급하게 정리할 물량은 이미 소화됐고, 지금 남아 있는 매물은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아 매수자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미 가격을 낮춘 급매물은 대부분 소진된 반면,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매물은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매수자 입장에서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서울 강북 시장은 폭락이 아닌 '재편'의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형국이다. 매수자는 더 낮은 가격을 기대하며 관망하고, 매도자는 희소성을 무기로 호가를 방어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평행선을 달리는 '거래 지연'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이 심화될지, 아니면 현재 가격대에서 새로운 기준선이 형성될지는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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