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케데헌 나올까?…K-FAST 숨은 무기 주목 [AI브리핑]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전 세계에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 열풍이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가 K-콘텐츠 진흥 활동을 강화하면서 AI 기반 현지화 기술로 글로벌 진출을 이끄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8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인 ‘K-FAST(한국형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확산 지원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K-FAST는 여러 AI 기술 기업과 방송·미디어사가 손잡고 K-콘텐츠의 완전한 현지화를 시도하는 사업이다. 여러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스트소프트 컨소시엄은 ‘AI 더빙’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이스트소프트는 자체 AI SaaS ‘페르소닷에이아이(Perso.AI)’를 활용해 배우의 억양, 감정선, 발성 습관까지 반영한 다국어 음성 합성 기술을 선보인다. 단순한 음성 변환이 아니라 원본 배우의 연기 톤과 감정을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영화 '신과 함께' 등과 같은 감정 표현형 콘텐츠에 우선 적용된다.

플리토는 다국어 AI 번역 데이터 300억 건 이상을 기반으로, 대사와 장면의 문맥을 분석해 문화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지 언어로 변환한다. 단순 번역이 아니라 화자별 성격과 맥락을 고려한 ‘의미 기반 번역’을 구현해, 현지 시청자에게 낯선 표현 없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자막·더빙을 만든다.

포바이포는 영상 후반 기술로 완성도를 더한다. AI 업스케일링 엔진을 통해 720p 이하의 구형 콘텐츠를 4K급 해상도로 복원하고, 조명과 색보정까지 자동으로 수행한다. 이를 통해 오래된 드라마나 방송 프로그램도 해외 플랫폼에서 최신 영상처럼 보이게 만든다.

음향 분야에서는 수퍼톤과 가우디오랩이 이색 기술로 힘을 보탠다. 수퍼톤은 보컬 합성과 음원 복원 기술을 활용해 OST와 현장 녹음을 다국어 버전으로 재제작한다. 배우의 목소리를 유지한 채 다른 언어를 입히는 ‘보이스 리모델링’ 기능도 적용된다. 가우디오랩은 음원 분리 및 3D 입체 음향 기술을 접목해, 현지 시청 환경(사운드바·스마트TV 등)에 맞게 공간감과 몰입도를 자동 조정한다.

또 다른 컨소시엄인 뉴아이디는 글로벌 FAST 채널을 구축한다. 삼성·LG전자 TV 플랫폼과 라쿠텐TV, 비지오TV 등 해외 스트리밍 네트워크를 연결해 K-콘텐츠 전용 채널을 운영한다. 허드슨AI는 화자 인식·분리 기술을 기반으로 다화자 예능·토크쇼의 실시간 음성 처리와 동시 더빙 효율을 높인다.

업계에서는 K-FAST를 'AI 기술 중심의 K-콘텐츠 수출 실험대'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해 더빙을 넘어 영상·음성·언어·플랫폼이 결합된 완전한 현지화를 구현하는 첫 시도”라며 “AI 기술이 한류의 표현력과 시장 범위를 동시에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