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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관세협상 타결...車 다행 鐵 막막 半 안개 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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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관세 인하에 車 업계 일단 한숨…EU·日 경쟁은 부담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유지…대체 수출처 발굴도 막막
가전·반도체 최혜국 대우 약속했지만 불확실성에 촉각
한미 조선소·MRO 동맹 기대에 조선업계 새 성장 모멘텀

[아이뉴스24 이한얼·권서아·최란 기자] 31일 한미 관세 협상이 큰 틀에서 타결됐다. 미국 수출 한국 제품에 대해 25%를 부과할 예정이었던 상호관세가 15%로 낮아지고, 자동차 품목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게 골자다.

그 대가로 우리 정부는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속적인 불확실성이었던 한미 관세 협상이 큰 틀에서 타결됨에 따라 산업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지만 업종별로는 다소 희비가 갈리게 됐다. 자동차는 '불행 중 다행'인 형국이고, 조선 분야는 1500억 달러의 투자 패키지를 마련해야 하지만 그에 걸맞는 기회를 포착한 상황이다. 그러나 50%의 높은 품목별 관세를 줄이지 못한 철강과 알루미늄 업계는 된서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품목벌 관세 대상이지만 아직 관세율이 확정되지 않은 반도체 전자 바이오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해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었다.

쌀 쇠고기 등은 추가 개방을 않기로 해 농축산업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게 됐다.

자동차업계, 품목관세 완화로 일단은 안도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번 품목관세 인하로 부담이 다소 덜어질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자동차 업계다. 미국 정부가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품목관세를 매기며 대미 수출 전선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 6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6억 9000만 달러(약 3조 7400억원)로, 관세가 부과되기 전인 전년 동월 대비 수출액은 16% 줄었다.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내려가면서 완성차 업계는 수출 여건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유지돼, 수출 감소 폭을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존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품목관세 인하를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최대 경쟁국인 유럽연합(EU)과 일본과 동일한 출발선상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원래 자동차 무관세였고, 일본은 2.5%였는데, 일괄적으로 15%가 된 거니 국내 자동차 기업이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 구조가 된 셈"이라고 진단했다.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유지에 부담 가중

포항제철소 제 3부두에서 철강제품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50% 고율 관세가 유지되면서 업계는 대미 수출 경쟁력 악화라는 현실적인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발전용 강관재나 가전용 냉연강판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과거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관세율이 25% 수준일 때에도 현지 업체 대비 소폭의 가격 우위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50%의 관세가 유지되면 미주 시장 내에서 가격 경쟁력은 약해지고 국내 철강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대미 수출 물량을 축소하거나 동남아·중동 등 대체 시장으로 공급선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기간 내 공급선을 전환하기엔 현실적 제약이 많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위기다.

또 현지 생산이나 합작법인 설립 같은 우회 전략이 거론되지만 단기간 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업계의 부담은 상당할 전망이다.

알루미늄 업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관세 부담이 장기화되면서 미국향 수출 물량은 계속 줄고 있지만, 업계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제한적이다. 보세구역을 활용하거나 현지 프로젝트와 연계해 국산 제품을 투입하는 등의 우회 수단이 거론되고 있으나, 대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오늘 발표는 됐지만 업계에서는 추후에도 대미 철강 수출에 대한 협의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미국 외 수출 지역 다각화 지원과 국내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전·반도체, 품목관세 불확실성에 촉각

첨단 반도체 이미지 컷. [사진=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업계는 한미 상호관세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중순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반도체 품목별 관세 조치에 따라 향후 수출 전략과 투자 계획을 다시 조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진행 중인 이번 조사는 반도체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근거로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 결과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대미 수출 여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관세 부과 범위에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PC, 모니터 등 주요 완제품까지 포함돼 있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다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구체적인 세부 관세율과 예외 규정에 따라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경계는 여전하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조사 결과와 추가 협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기회와 리스크를 따져보고, 수출 물량과 생산 거점 배치 등을 조정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상호관세가 기존 예상보다는 줄어 다행이지만 반도체 품목별 관세는 발표하지 않은 상태라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면서도 "한국에게만 불리하게 반도체 품목관세를 매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협상 지렛대 역할 마스가 프로젝트에 조선업 기대감 상승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이번 한미 상호관세 협상에서 ‘마스가’ 프로젝트가 핵심 카드로 부각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정부가 제안한 이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과 조선 인력 양성, 선박 건조 및 유지보수(MRO) 등 조선업 전반에 걸친 협력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 조선산업은 군수 및 상업용 선박의 국내 건조 비중이 낮아 한국의 세계적 수준의 조선기술과 생산능력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며 협력 확대를 요청한 점 역시 국내 조선사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선업계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현지 조선소와의 합작 투자 및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새로운 매출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군 함정, 상업용 선박, 친환경 선박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원하는 것은 자국 제조업의 부흥이지만, 현재로서는 역량의 격차가 존재해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고부가가치선인 LNG운반선과 MRO 분야에서 협력의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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