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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고, 지고…왜?] '티메프'의 몰락,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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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소셜커머스이자 '유니콘'의 위상은 실종
'후발 주자' 에이블리는 선두주자 대열로 가세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2024년 한 해엔 시장 영향력과 미래 가치까지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불리던 이커머스 기업들의 희비가 올해 극명하게 엇갈렸다.

1세대 소셜커머스로 승승장구하던 티몬·위메프는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터지면서 현재 기업의 미래마저 불투명한 처지에 몰렸다. 반면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 영향력을 키움과 동시에 대규모 투자 유치까지 성공하는 등 티메프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세대 소셜커머스 3대장으로 꼽히던 티몬이 몰락하고 있다. [사진=송대성 기자]

◇'뿔 잘린 유니콘'으로 전락한 티메프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는 브랜드부터 독특함을 선사하며 2010년 5월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위메프는 같은 해 10월 등장했다. 그리고 두 회사는 쿠팡과 함께 국내 소셜커머스 3대장으로 불리며 시장을 주도했다.

위메프는 2015년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됐다. 그리고 이듬해 티몬이 NHN엔터테인먼트(현 NHN)의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하는 등 나란히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이후 티메프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쿠팡이 '배송 혁명'으로 불리는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도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키워가는 사이 티메프는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고객 유입이 점차 감소했다.

만성 적자로 탈출구를 찾지 못하던 티메프는 G마켓 창립자인 구영배 대표가 세운 큐텐그룹에 2022년 9월(티몬)과 2023년 4월(위메프)에 각각 인수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더 가파르게 몰락하는 지름길이 됐다.

큐텐그룹은 체질 개선을 통해 티메프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덩치를 키우는 수단으로만 사용했다. 큐텐그룹은 티메프는 소비자가 지불한 판매대금을 판매자에 전달하지 않고 회사 인수 등의 자금으로 우선 사용한 뒤 상품권 등 현금성 상품을 팔아 정산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을 동원해 나스닥 상장만 바라봤다.

그러나 거듭된 나스닥 상장 실패로 돌려막기도 한계에 도달하면서 지난 7월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결국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조차 없는 티메프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피해 규모 1조5950억원, 피해자는 50만명에 달하는 티메프 사태. 티메프는 영업 재개의 희망을 갖고 회생절차를 밟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뿔이 잘린 유니콘'에 대한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에이블리 사무실 모습. [사진=에이블리]

◇ 2024년 첫 '유니콘'…후발주자의 유쾌한 반란

2018년 3월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 후발주자로 시작한 에이블리는 올해 처음이자 약 12개월 만에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며 그간 멈춰있던 '유니콘 시계'를 다시 돌린 주인공으로 주목받는다.

에이블리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공식 론칭 이후 단 6년 만에 3조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신기록을 세웠다. 2009년 무신사가 사업 시작 이후 2019년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기까지 약 10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에이블리는 사업 초기 수수료 0원 정책으로 내세워 다양한 가격대의 의류를 판매하는 셀러들을 확보했다. 또한 업계 최초 자체 개발한 'AI 개인화 추천 기술'을 기반으로 10대 고객을 대거 유입시켰다.

개인화 추천 서비스는 단순 동일 상품에 대한 가격 비교를 넘어 유사한 취향을 지닌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교차 추천하는 수준까지 고도화했다. 아울러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패션 카테고리 내 추천을 넘어 뷰티, 라이프, 푸드 등 스타일이 담긴 다양한 카테고리 간 교차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알리바바그룹에서 1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사진=에이블리]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에이블리는 2021년 3월 버티컬 플랫폼 중 가장 먼저 뷰티 카테고리를 론칭했다.뷰티관 거래액은 2021년 3월 론칭 반년 만에 30배(3190%), 1년 만에 66배(6508%) 증가하며 J커브 성장을 기록했다. 또한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사구일공)과 일본 쇼핑 앱 '아무드'(amood)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에이블리는 매출 2595억원으로 여성 패션 플랫폼 1위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744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을 뒤집고 패션 플랫폼 중 유일하게 33억 원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도 에이블리의 성장을 주목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최근 소수 지분 투자 방식으로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는 5% 안팎의 에이블리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글로벌 자본 유치에 성공한 에이블리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 주력인 에이블리를 비롯해 4910, 아무드, 에이블리페이(핀테크)에 더욱 집중하며 성장을 거듭하겠다는 구상이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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