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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이중가격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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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통한 소비증가에 '이중가격제' 확산…찬반 논란 거세
"소비 트렌드 반영한 자연스러운 현상" vs "부담 떠넘기기"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햄버거 프랜차이즈 A사의 메뉴판은 서로 다른 내용으로 두 개 있습니다. 매장 카운터에 붙은 메뉴판과 배달앱을 통해 보는 메뉴판 이야깁니다. 둘 다 메뉴 이름은 같은데, 배달앱 쪽의 가격이 더 비쌉니다.

매장 메뉴보다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려 받는, 이른바 '이중가격제'는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노브랜드 버거 등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이미 매장과 배달 가격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도 이중가격제 도입을 결정했습니다.

최근 매장 가격과 배달 메뉴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앱 수수료가 과도한 탓에, 점주들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이중가격제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최근 정률제 요금 기반 '무료 배달'을 앞세운 배달앱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정상적인 장사가 불가능하다는 자영업자들의 푸념이 늘었습니다. 2만원짜리 음식을 팔 때 배달 비용만 4분의 1가량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죠. 장기간 마라톤 회의 끝에 마련된 배달앱 상생안이 내년 초 시행되긴 하는데,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배달 비중이 큰 매장의 부담은 여전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내년부터는 이중가격제가 아예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습니다.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내년 초부터 회원사 중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중가격제 도입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배달 매출 비중이 큰 메이저 치킨 브랜드가 주요 설득 대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중가격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중가격제를 사실상 가격 인상 조치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죠. 배달앱과 대형 프랜차이즈의 알력 다툼 속에 오른 가격을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감수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는 것입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 "이중가격제는 더 많이 주문하면 할수록 소비자에게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방식"이라며 "프랜차이즈사들은 겉으로는 배달비 부담액이 늘어난 점주들의 수익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추가 이익을 얻으려는 속셈이다. 이는 명백히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중가격제가 '깜깜이'로 적용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매장이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배달앱에서 배달 메뉴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르다는 걸 소비자에게 공지하는 음식점은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을 제외하곤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가격 책정 방식에도 이렇다 할 원칙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같은 메뉴를 파는 A 매장은 배달 가격을 5% 올려 받는데, B 매장은 10% 올려 받는 식입니다. 물론 매장 대비 얼마나 비싼 가격을 책정했는지 배달앱에서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황당할 수밖에요. 같은 매장에서도 메뉴에 따라 배달 가격의 인상 폭이 다른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중가격제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직접적 당사자인 소비자와 점주 모두 생활경제의 주체입니다. 양측 입장을 들으면 모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율 상한제를 도입해 이중가격제 확산을 방지하거나,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되 관련 내용 공지를 꼼꼼히 하도록 강제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복잡하게 얽힌 이중가격제의 매듭, 앞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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