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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뷰] 고조되는 '하야' 압박…'벼랑 끝' 尹,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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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탄핵 피해야"…'2월 하야-3월 하야' 저울질
野 "내란수괴 중범죄자 그냥 두겠다는 거냐"
"숙고 없는 '대선'…국민에 '최선'이라 단정 못해"
탄핵심판, 180일 내 결정…尹에 유리할 수도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끝장 관철'을 주장하는 야당과,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여당의 '질서 있는 퇴진론'이 팽팽하게 맞서며 정국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 과도기적 국정 운영에 따른 혼란을 즉시 해결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자진 사퇴, 즉 '하야'를 결단해야 한다는 압박이 야권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 2022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두눈을 감은 채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與 "탄핵 보다 빠른 하야"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2월 하야·4월 대선'과 '3월 하야·5월 대선' 등 두 가지 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정국 안정화 태스크포스(TF)가 이같은 내용의 초안을 한동훈 대표에게 보고하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공개한 것이다. 일종의 '탄핵보다 빠른 하야'로, 탄핵안 통과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TF 안은 그동안 친한(친한동훈)계에서 요구해 온 '탄핵에 준하는 조기 하야' 일정에 부합한다. 임기 단축 개헌을 병행하며 내후년 지방선거에서 조기 대선을 동시 실시하는 방안 등을 거론해 온 친윤(친윤석열)계와는 차이가 있다. 국민의힘은 TF의 로드맵에 대한 당내 의견을 청취한 후 야당이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 투표를 예고한 14일 전까지는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할 경우 대통령직은 '궐위' 상태가 된다.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하야를 결정할 경우 과도기적 국정 운영에 따른 혼란이 다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여권에서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이 하야하면 그 즉시 직무는 정지되고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野 "국민이 납득 하겠나"

그러나 민주당이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즉시 하야'도 모자란 상황에 빨라야 내년 2월에 이뤄질 대통령 하야 시점까지 지금의 정국 혼돈을 방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당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의 윤 대통령 조기 퇴진 로드맵을 두고 "중대 범죄자를 그때까지 지위에 놔두겠다는 것을 국민이 과연 동의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직을 중단하게 할 유일한 방법인 탄핵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압박과 여론까지 험악해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까지 '탄핵 찬성'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어 윤 대통령을 향한 하야 압박은 한층 거세졌다. 1차 표결을 앞두고 여당에서 처음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가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이후 입장을 바꿨던 조경태 의원은 탄핵 대신 '즉시 하야'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에 표를 던졌던 안철수·김예지 의원에 이어 김상욱 의원도 '탄핵 찬성' 대열 합류를 예고했다. 김 의원은 1차 표결에서 '반대'표를 행사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사죄하고 즉시 하야하지 않으면 오는 14일로 예정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더 있다면서 "탄핵 통과에 충분한 숫자"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된 가운데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집회가 끝난 후에도 국회를 둘러싸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尹, 하야 생각 없는 듯…내심 탄핵 원하나

윤 대통령이 즉시 하야하는 것이 과연 국정 운영에 따른 혼란을 잠재울 선택지인가를 놓고, 회의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60일 이내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는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국민들이 충분히 숙고하지 못할 경우, 최선의 선택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는 한 여권 관계자는 <아이뉴스24> 통화에서 "정국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즉시 하야의 의미는 있다. 정치든 금융이든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투명성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대통령 하야 시점이 명확해지는 것은 어느 당의 유불리를 떠나 긍정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너무 급박하게 진행되면 다음 준비가 졸속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대국민 사과 및 담화에서 자발적 하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이렇다 할 입장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자발적 하야를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 보다는 탄핵을 더 원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시간 확보 측면에서는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헌법재판소에 이를 송달하면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법정 일수만 따져봐도 탄핵이 3배 여유 있다.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가결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는 헌재 결정까지 63일, 2016년 12월 9일 가결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91일 만에 헌재 결정문이 나왔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대선은 탄핵심판 선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치러진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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