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가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강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 노벨박물관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강은 5·18 광주화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자신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기 위해 당시 계엄 상황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질문에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4년 겨울의 상황이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서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봤다.
한강은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서 멈추려고 애를 쓰셨던 분들도 보았고,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았고,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다"고 언급했다.
또 "젊은 경찰분들, 군인 분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면서 "아마 많은 분이 느끼셨을 것 같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강은 이날 10대 청소년 유해도서 지정 논란이 있던 자신의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책의 운명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그러나 이 소설에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이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문학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또 그런 과정에서 자기 내면에 깊게 파고들어 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어떤 내적인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월10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당시 한림원은 그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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