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폴란드 경쟁당국이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KPL)의 가격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1125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기아는 이에 불복해 소송에 들어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의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소비자보호국(UOKiK)이 지난 9월 말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에 대해 가격 담합 행위에 가담하고, 자사 딜러와 함께 시장을 분할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며 과징금 3억3100만 즈워티(PLN·약 1125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폴란드 경쟁당국에 따르면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은 지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8년간 가격 담합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기아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은 미리 정해진 딜러에게서만 차량을 구입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다른 딜러로부터 더 저렴한 가격에 차량 구매를 제안받을 수 없었다는 게 폴란드 경쟁당국의 판단이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공정한 경쟁 조건에서 차량을 살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의 불공정 행위는 크게 '가격 담합'과 '시장 분할' 2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선 사업자들은 차량 가격을 자체적으로 결정했다. 수입업자들이 유통업자들에게 차량의 가격표를 제공하고, 줄 수 있는 최대치의 할인 폭을 알려줬다.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의 딜러들은 이러한 계약을 받아들이고, 잠재 고객에게 다른 딜러들이 제시하는 가격보다 경쟁력 있는 제안을 제공하지 않았다.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은 이 과정에서 가격 담합 합의를 딜러들이 지키고 있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이메일뿐 아니라 정기적인 대리점 방문을 통해 합의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한 딜러에게는 경고했다. 딜러들도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직접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과 다른 딜러에게 알렸다.
자체적으로 판매 지역을 나누는 시장 분할 행위도 했다. 이들이 합의한 바에 따르면, 유통업체는 대리점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거주하거나 사업을 하는 고객에게만 차량을 판매해야 했다. 할당된 구역이 아닌 다른 지역의 잠재 고객이 딜러를 방문하면 경쟁 유통업체에 의뢰했고, 경우에 따라 연락처까지 직접 알려주기도 했다.
딜러들은 합의사항을 준수하고 있음을 서로 공유했고, 기아 폴란드 법인에도 알렸다. 유통업체 중 합의된 조건을 준수하지 않는 업체가 있으면 수입업체에 불만을 제기했고,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은 딜러의 활동을 모니터링하며 할당되지 않은 지역의 고객에게 차량을 판매하려는 딜러는 징계했다.
기아는 이번 폴란드 경쟁당국의 결정에 대해 지난달 23일 불복소송을 제기했다.
기아 관계자는 "진행 중인 소송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며 "폴란드 경쟁당국이 지적한 가격 고정과 시장 분할 혐의에 사용된 플랫폼상 오류는 개선했다"고 밝혔다.
기아 폴란드 판매법인은 지난 1997년 8월 수도 바르샤바에 설립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2792억원으로, 기아의 완성차와 부품을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