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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美 대선 시기에 샌디에이고에 모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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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시장서 잠재력 높은 항체약물접합체(ADC) 행사 열려
셀트리온·와이바이오·롯바·에이비엘바이오 등 이목 끌기 나서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s·ADC)' 시장 선점을 위해 세계 최대 규모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4일부터 오는 7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월드 ADC 샌디에이고(World ADC San Diego)' 행사가 열린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한 이 행사는 ADC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개발 전략과 새로운 기술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에는 기업 110여 곳과 관련 전문가 1400여 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ADC는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Antibody)에 특정 암세포의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독성약물(drug)인 페이로드를 링커(Conjugation)로 연결하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로, 항암제 시장에서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으로 삼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타격을 가해 사멸시키는 기전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암 치료의 효과성을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마치 유도미사일과 유사하다.

이번 행사 참가 기업 중 주목할 만한 곳으로 에이비엘바이오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암세포에 더욱 정밀하고 강력하게 페이로드를 전달할 수 있는 이중항체 ADC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Sanofi) 등과 총 6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기술은 두 가지 서로 다른 항원을 표적해 암세포에 정확히 결합한다. 약물이 암세포 내부로 침투하는 속도 또한 빨라, 단일항체 ADC보다 안전성과 항암 효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ADC의 성공은 강력한 치료제를 더 많이, 안전하게 암세포에 전달하는 것에 달려 있다. 암세포는 항암제로 기존 신호 전달이 차단되면 다른 경로를 활성화하여 저항성을 높이려는 성질이 있는데, 이중항체 ADC는 이 보완 경로 두 곳을 동시에 차단해 암세포가 항암제에 저항성을 갖지 못하도록 막아준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이중항체 ADC 시장이 초기 단계에 있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글로벌 선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약 연구개발 전문 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도 ADC 기술을 적용한 자사의 항암제 후보물질 'AR153'을 발표한다. AR153은 항체 집합체에서 발굴한 pH-감응 항체를 사용한 첫 신약 후보물질로, 여러 고형암에서 많이 나타나는 B7-H3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pH-감응 항체란 체내에서 특정 산성 수준에서만 활성화되는 항체다. 암세포 주변의 산성(pH가 낮은) 환경에서만 결합력이 강해져 암세포를 더 정확히 공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상 세포를 덜 공격하고 항암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가운데)과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이사(오른쪽)가 '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가운데)과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이사(오른쪽)가 '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이번 행사를 통해 ADC 후보물질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9일 열린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29년까지 ADC와 다중항체 신약 3종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ADC 후보물질 2종은 올해 공개될 예정이며, 내년부터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 이번에 발표되는 ADC는 피노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이다. 앞서 셀트리온은 12억4280만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통해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 사용 권한을 확보한 바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통해 신규 고객과 파트너사를 확보하려는 기업도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 있는 ADC 생산시설의 역량을 알리며 기술력 홍보에 나선다. 이와 함께 ADC 기술의 최신 동향을 파악해 ADC CDMO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증설 중인 이 ADC 생산시설은 내년 1분기 내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GMP)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미국에서 ADC의 생산과 유통을 신속하게 지원, 고객사 주문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이벨류에이트(Evaluate)에 따르면, 전 세계 AD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억달러(한화 약 14조원)에서 2028년에는 280억달러(한화 약 39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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