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결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제안에 조속히 화답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제안에 대한) 답을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때까지 대통령 말씀이 없다면, 목요일 최고위도 있으니 한 대표가 대통령실이 응답할 수 있도록 더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실을 회피하고 비한 변명만을 늘어놓다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내 변화와 쇄신을 해나갈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을 압박 했다. 이날 출연한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윤 대통령의 결단이 지연될 상황을 우려하면서 "(그렇게 되면)집에 불이 나 활활 타고 있는데 일주일 뒤에 내가 물을 갖고 오겠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다"고 했다.
반면 친윤계는 굳이 설레발로 파장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진보는 부패해도 망하지 않는데, 보수는 분열해서 망한다라는 얘기가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명태균씨 녹취가) 조작인지 여부를 알 수 없고, 조작이 아니라고 해도 그 안의 내용은 덕담을 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분란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에 대한 사과 언급과 함께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한 대표와는 정 반대의 목소리다.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대통령실에도 적극적, 주도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것을 요구한다"면서도 "보수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권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한(비한동훈)계로 꼽히는 한 의원도 통화에서 "당이 분열하는 모습은 탄핵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친한계도 '김건희 특검 도입'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데 대해선 동의하는 모습이다. 앞의 친한계 의원은 "대통령실이 책임 있는 쇄신 조치에 나설 수 있도록 압박 수위를 강화하겠지만, (김 여사) 특검법까지는 절대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분열은 보수의 아킬레스건"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친한계 핵심 관계자도 "특검은 아직 섣부른 얘기"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명태균 씨 녹취'와 관련해 4일 만에 입장을 내고 △국정기조 대전환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쇄신 개각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즉시 진행 등 쇄신책을 내놓을 것을 대통령실에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 대표의 요구 등 정치 현안과 관련해 이번 달 외교 일정이 종료된 11월 하순께 공식 입장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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