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김대남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국면 당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여권 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한동훈 대표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 감사는 지난 7월 10일 서울의소리 이명수 씨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너희가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아주 좋아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사는 녹취에서 당시 후보 신분인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당비 70억원을 자기 대선을 위한 여론조사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 측 인사인 김 감사가 한 대표에게 불리한 내용을 '서울의소리'에서 보도하도록 해, 한 대표의 '전당대회 낙선'을 사주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전대 당시 한 대표의 경쟁자였던 원희룡 후보는 토론회에서 '서울의소리' 보도를 인용해 한 대표를 향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전날(1일)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며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적었다.
당내는 친한계를 중심으로 대통령실 고위층의 연관성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친한 핵심으로 꼽히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도대체 대통령실에서는 보안 의식, 혹은 기강이란 게 있기는 한 건지 혀를 차게 만든다"면서 "수사를 통해 누가 (김 감사의) 배후이고 어떤 공작이 있었는지 명명백백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제정신이 아닌 소리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사가 어떻게 자기를 공격해서 침몰시킨 사람을 한동훈에 대해서 공격하는 기사를 써주면 좋아할 거야라고 얘기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됐다"라고 밝혔다.
진종오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을 두동강 내려는 조작 세력이 난무한다. 시키지도 않은 '용산' 운운하며 전대를 분열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던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며 "정권 불복 세력들과 손을 잡는 것은 현 정부를 부정하고, 재집권을 저해하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이 또 하나의 당정갈등 요소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2일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배후를 밝혀야 한다'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사실 선거 때가 되거나 전당대회 때가 되면 자가발전을 하는 과잉충성파들이 많다"며 "그런 선거판이나 전당대회판에서 마치 본인이 어떤 공을 세운 것처럼 하기 위해서 오버하고 과잉충성하는 그런 일련의 행태들이 아니었나 본다"고 했다.
이 가운데 대통령실은 "김 감사가 김 여사는 물론이고 윤 대통령과도 일면식이 없는 사이"라며 논란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발언 당사자인 김 감사도 "대통령실을 그만두고 나서 일어난 일로 평당원 신분으로 다른 후보자를 돕는 위치에 있었을 뿐 사주를 받아 특정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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