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비행기 이륙 직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하기(下機)' 사례가 지난 5년여간 3000건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공항의 '하기(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요청)' 사례는 총 2965건이다.
이 중 기체 결함, 운항 취소 등 '비자발적 하기'를 제외한 '자발적 하기'는 2548건으로 전체의 85.9%를 차지했다.
자발적 하기 사유로는 '건강 문제'가 전체의 54.9%(1399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단순 심경 변화'로 인한 하기도 전체의 15.3%(389건)에 달했다.
단순 심경 변화 사유로는 물품 분실, 동행자와의 다툼, 요금 불만 등 급박한 사정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른바 '사생팬(극성팬)'이 연예인을 보려고 탔다가 이륙 직전에 내려달라고 한 사례도 있었다.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승객이 이륙 전에 내릴 경우 공항테러보안대책협의회 판단에 따라 기내 전면 재검색 등 필요한 보안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륙이 1~2시간 이상 지체되기도 한다.
지난 7월에는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행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 한 명이 갑자기 내리겠다고 요구해 출발이 1시간가량 늦어지고 승객 220명이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염태영 의원은 "자발적 하기는 다른 승객과 항공사에 큰 손해를 끼치는 만큼, 사안에 따라서는 승객이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승객들도 이런 행위가 심각한 항공 보안 위협 사안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매우 긴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삼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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