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배달 수수료를 둘러싸고 배달앱과 외식 프랜차이즈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배달 주문 시 요금을 더 받는 '이중 가격제'를 속속 도입하면서다.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간 이권 다툼의 부산물이 소비자 부담으로 남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매장에서 팔 때보다 배달할 때 요금을 더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고 있다. 배달앱들이 수수료를 올리면서 그 비용을 매장에 넘기는 방식을 활용해 영업수지 압박이 커지자, 프랜차이즈들은 이중가격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취지다.
롯데리아는 지난 24일부터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 서비스 가격을 분리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 배달 서비스의 제품 가격은 단품 메뉴 기준 700~800원, 세트 메뉴 기준 1300원 비싸진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 주문 유입 시 배달 수수료·중개료·배달비 등 제반 비용이 매출 대비 평균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무료 배달 서비스 도입으로 향후 발생하는 가맹점들의 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측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배달 매출이 증가할수록 커지는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 차등 가격 정책안을 수립했다"고 분리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KFC는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2년여 만에 다시 도입했다. 파파이스도 지난 4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배달 메뉴를 매장 메뉴보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버거킹도 배달앱과 매장 메뉴 사이에 가격 차등을 뒀다. 맘스터치는 일부 직영점에서 이중가격제를 테스트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일부 커피 브랜드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상태다. 메가커피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매장과 배달 가격을 동일하게 운영하라고 권고하지만, 일부 매장에선 배달 메뉴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고 있다. 컴포즈커피도 매장보다 배달 제품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다.
업계에서는 배달 수수료에 대한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반발이 본격화된 만큼, 향후 이중가격제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달 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며 배달앱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배민 측에서 대화를 제안하며 신고를 잠정 연기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오는 27일 다시 신고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중가격제 확산에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양측의 이권 다툼에 오른 음식 가격을 결국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전 모씨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 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고 하는데, 배달 비용을 비싸게 받으면 사실상 소비자들만 많은 요금을 내고 업체들은 피해가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사는 30대 직장인 조 모씨는 "소비자 입장에선 배달앱과 프랜차이즈라는 강자들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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