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고금리로 빚에 허덕이는 서민이 늘면서 빚을 돌려막는 카드론이 2년 새 1조원가량 불어났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9개 신용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9166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2년 8월(9994억원) 대비 92%(9171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8월(1조5347억원)과 대비해선 24.88%(3818억원)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받고 제때 갚지 못해 연체한 차주가 같은 카드사로부터 심사 후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대환대출을 받으면 연체 위기에 놓인 차주는 당장의 상환 부담은 덜지만, 기존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아지고 신용등급은 떨어진다.
업계는 카드론 증가 이유로 국내 경기 악화와 불황을 꼽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차주의 카드론을 만기 연장해 주면서 카드사의 연체율 악화와 부실채권(NPL) 증가를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금융당국이 올해 들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강화한 결과다. 저축은행도 최근 부동산 PF 대출로 연체율이 치솟자 신용대출 문턱을 높였다.
대출 난민들이 카드론으로 몰리는 이유다. 지난달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1조830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12월(38조7613억원) 이후 8개월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카드론마저 규제하면 취약 차주가 불법사금융(법정 최고금리 20% 초과)으로 이탈해 사회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32%로, 지난 7월(14.40%)보다는 0.08%p(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저신용자와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소폭 올랐다. 신용등급이 700점 이하인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지난달 17.21%로, 지난 7월 (17.07%)보다 0.14%p 상승했다. 900점을 초과하는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도 지난달 11.64%로, 지난 7월(11.63%)보다 0.01%p 올랐다.
카드론이 많이 증가한 카드사 관계자는 "차주의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할납부 이자율과 잔액 조정 등을 해주는 동시에, 연체율을 모니터링하면서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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