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사업 실패 후 비트코인 투자로 수억원을 탕진한 남편에게 아내가 이혼을 선언했다.
지난 19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빚더미를 안게 된 남편과 이혼하겠다는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스타일리스트 출신 A씨는 남편 B씨를 패션업계에서 만났다고 한다. 남편은 결혼 후 패션브랜드 사업을 운영했으나 코로나 위기를 버티지 못했고, 결국 투자비용 회수를 위해 폐업했다.
사업 실패 후 백수로 지내던 남편은 어느 날 비트코인 유튜버 방송에 빠져 투자를 시작했고, 반년 만에 수억원의 자금과 가산을 모두 탕진한다.
A씨는 집행관이 압류를 하러 찾아온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7살 아들이라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A씨는 이혼을 결심한다. 아울러 남편의 '빚'은 일절 갚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연을 접한 김진형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려는 선의에서 투자했더라도, 가산을 탕진할 때까지 사연자(A씨)에게 숨겼다면 민법상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A씨의 이혼청구가 가능하다고 봤다.
A씨는 이혼을 통해 남편의 채무를 갚지 않을 수도 있다.
김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일방이 결혼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주택융자금 등 공동재산 형성 목적이 아니라면 청산(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남편이 A씨 몰래 차용했다는 점, A씨가 전혀 몰랐다는 점 등을 적극 밝히면 (채무를) 부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적극재산(자산)보다 소극재산(채무)이 많은 상황이더라도 A씨는 남편으로부터 재산분할금을 받을 수 있다.
김 변호사는 "두 분 모두 소극재산밖에 없더라도 A씨가 채무 부담 경위, 내용 등을 상세히 밝혀 남편으로 인해 부담한 것임을 입증한다면 소극재산 상환을 위해 남편으로부터 일정 액수의 재산분할금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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