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올 상반기 맥주 시장에서도 오비맥주의 독주가 이어진 가운데, 여름 최성수기를 포함한 하반기 판도에 관심이 쏠린다. 올여름 업계의 가장 핫한 키워드인 '라이트 맥주'를 앞세워 1위 오비맥주와 2위 하이트진로는 각각 굳히기와 뒤집기에 나섰다. 반면 후발주자인 롯데칠성음료는 우선 최근 출시한 주력 제품의 존재감 확보에 힘쓰는 분위기다.
24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주력인 '카스 프레시'는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가정용 맥주 시장 판매량 집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늘어난 44% 점유율을 기록하며 맥주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 내리 13년째다. 2위 브랜드와 점유율 격차는 3.5배로 커졌다.
오비맥주의 상반기 총 맥주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성장한 55.3%를 기록하며 역시 업계 순위 1위를 지켰다. 앞서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월 신제품 '켈리',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11월 '크러시'를 선보이며 올해 본격적인 '맥주 전쟁'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파다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전반전은 전통의 강자 오비맥주의 판정승으로 나타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경쟁 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맥주 최성수기인 여름 시즌이 포함된 만큼, 하반기 결과에 따라 올해 전체 성적표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후반전에 임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나란히 라이트 맥주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라이트 맥주는 알코올 도수는 남겨두고 설탕과 칼로리를 대폭 덜어낸 제품이다. 즐거운 건강 관리를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각광받으며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트렌드를 올라탄다는 전략이다. 칼로리가 적은 대신 알코올까지 모두 뺀 '제로 맥주'와 달리, 알코올은 남겨둔 라이트 맥주는 일반 맥주를 즐기던 고객까지 공략할 수 있어 더 주목받는 상황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2010년 출시한 카스 라이트의 패키지를 올해 초 리뉴얼하며 시장 단속에 나섰다. 카스 라이트의 칼로리는 100㎖당 25칼로리로 카스 프레시보다 열량이 33% 낮다. 알코올 도수는 카스 프레시보다 0.5도 순한 4.0도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카스 라이트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증가한 3.4%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체 맥주 브랜드 중 6위를 차지했다. 10위권 내에 든 라이트 맥주는 카스 라이트가 유일하다.
또 오비맥주는 지난 5월부터 미국 유명 저칼로리 맥주 '미켈롭 울트라'의 국내 유통을 시작했다. 미켈롭 울트라는 골프장을 주요 채널로 먼저 입점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갈 방침이다. 출시 당시 입점 골프장 140여 곳에서 현재 220여 곳까지 늘었다. 오비맥주는 미켈롭 울트라의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추후 가정용이나 다른 판매처 입점도 검토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테라 라이트'를 출시하며 라이트 맥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테라 라이트도 카스 라이트와 같이 100㎖당 25칼로리, 알코올 도수 4.0이다.
테라 라이트는 일단 공격적인 초반 마케팅에 힘입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출시 후 2주 만에 1000만병 이상 팔렸다. 1초에 8.2병꼴로 팔린 셈이다.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7월 대형마트 기준 테라 라이트는 2위 브랜드보다 1.4배 더 팔려 라이트 맥주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라이트의 예상보다 빠른 판매 속도에 생산물량을 초기 계획보다 1.5배 이상 늘린 상태다.
맥주시장 후발주자인 롯데칠성음료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7월부터 기존 라이트 맥주 브랜드인 '클라우드 라이트'를 단종했다. 아직 맥주 시장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라, 주력으로 내세운 크러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4세대 아이돌 에스파의 '카리나'를 크러시 모델로 선정하고 TV, 유튜브 광고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페스티벌, 스포츠, 문화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크러시를 통해 올해 맥주 점유율 5%를 회복하는 것이 1차 목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통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활발히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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