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전기차 화재의 지배적인 원인은 충전 깊이(충전율)보다는 셀 내부 결함, 결함을 컨트롤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있을 수 있다."
최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포비아(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분야의 권위자인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가 이런 의견을 내놨다.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은 소비자 불안만을 키우고, 결국 전기차 산업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성균관대와 삼성SDI가 설립한 배터리공학과(가칭) 대표 교수인 그는 지난 16일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에 관해 과충전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결정적 원인은 아니라고 진단하며 이렇게 밝혔다.
윤 교수는 "충전 깊이와 화재는 관련이 있지만, 100% 충전이라는 상대적인 개념"이라며 "우리가 100%라고 말하는 건 안전까지 고려한 수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배터리 셀 내부 결함이 가장 합리적인 이유로 추정된다"며 "수억개의 셀을 만들면서 셀의 편차가 날 수밖에 없고, 그 편차 중 가장 밑단에 있는 셀들에 결함이 누적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배터리 과충전 문제를 막는 기술도 이미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배터리와 완성차 제조회사에서 이미 과충전에 대해 BMS와 물리적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 강화에 나서면서 전기차 화재는 갈수록 줄고 있고, 통계적으로 봐도 전기차 화재는 굉장히 많이 줄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교수는 "특히 현대차의 경우 'E-GMP'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서 더 진보된 기술을 적용했고, 이후 충돌이 아닌 화재는 한 건 정도밖에 화재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대해 에너지 밀도, 파워, 비용, 제품의 수명, 안전 등 성능이 가장 골고루 잘돼 있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갤럭시노트7·코나 리콜 사태 등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많은 경험을 축적하면서 경쟁사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정부에게 검증된 전기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는 무조건 전기차를 제한하기보다는 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전기차는 결국 전 세계적으로 가는 방향이고, 무분별한 규제는 전기차 캐즘 상황에서 산업이 성장하는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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