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한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남자 80㎏급 메달을 노렸던 우리 선수 서건우(21·한체대)가 아쉽게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서건우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덴마크 에디 흐르니치에게 0-2(2-15, 8-11)로 패배했다.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한국은 80㎏급에 출전하지 못해 국내에서 '마의 체급'으로 불렸다. 서건우는 우리 선수 중 처음으로 이 체급에 출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후 서건우는 대표팀 코치를 붙잡고 한참을 우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에서 지고 나니, 내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만약에 다음 올림픽을 뛰게 된다면,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건우는 16강에서 호아킨 추르칠(칠레), 8강에서 엔히키 마르케스 페르난지스(브라질)을 이기고 이란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와의 결승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16강전 판정시비로 인해 하마터면 메달 결정전에 오르지 못할 뻔했다.
서건우는 16강전 경기에서 막판 공격으로 16-16 상황까지 만들었으나 심판진은 당초 추르칠의 승리를 선언했다. 이후 서건우는 물론 오혜리 코치까지 나서 항의해 판정이 번복됐다.
올림픽은 동점 상황에서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해 회전차기 횟수가 더 많은 서건우의 승리가 당연했다. 그러나 오혜리 코치는 이후 세계태권도연맹(WT)으로부터 '경고·공개 사과' 징계 조치를 받았다.
오 코치는 이후 인터뷰에서 "내가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뭐든지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서건우는 "16강에서 그렇게 해주시지 않았으면 졌을 수도 있다. 발 벗고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오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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