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올해 상반기 수출 결과, 우리 산업이 경쟁국 대비 기술 우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디스플레이산업회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이날 '2024년 상반기 수출 실적 및 하반기 전망' 브리핑에서 올해 상반기 디스플레이 수출액이 89억달러(약 12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11개월 연속 증가세로, 이는 반도체(8개월)나 컴퓨터(6개월) 등 국내 전체 IT 품목 중에서 최장 기간이다.
이러한 상반기 호실적에 대해 협회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수출을 견인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3% 증가하는 동안, OLED 시장 규모는 중·대형 시장에서 채택이 확대되면서 23.2% 증가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7%에서 36%로 늘었다. 특히 상반기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이는 작년보다 10% 증가한 수치다.
조은숙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정책본부 실장은 "수출 호조는 국내 기업이 2019년부터 공급 과잉인 LCD에서 고부가가치인 OLED로 사업을 빠르게 전환한 결과"라며 "노트북, 모니터 등 IT 제품과 TV 제품에도 OLED 패널이 LCD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경기침체와 애국소비 등 영향으로 대중국 스마트폰 패널 수출은 3.1% 줄었지만, OLED가 적용된 아이패드 등 신제품 출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중심 TV 시장의 수요 회복으로 전체 수출액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비보, 화웨이 등 로컬 업체의 점유율 상승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자국산 패널 수급 비중 확대로 중국의 스마트폰 OLED 패널 점유율도 증가 추세지만 여전히 한국이 출하 및 시장 모두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며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상반기 출하량 감소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시리즈 등 인공지능(AI) 기능이 적용된 스마트폰의 물량을 전담하며 세계 시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 동안 수출 실적이 미약했던 디스플레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가 기술 개발에 따른 경쟁력 확보 및 업황 회복 영향으로 디스플레이 장비 및 유기재료의 상반기 수출이 각각 22.2%,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태계 구축이 수출 산업화로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이동욱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수출 결과 우리 산업이 경쟁국 대비 기술 우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정국에만 의존해오던 핵심 장비·소재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고착된 독점구조의 틀을 깨고 해외 공급 계약 소식이 들려오는데, 하반기 소부장 분야의 수출 규모가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하반기에 실적을 더 좋아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AI 기능이 적용된 애플의 '아이폰 16' 시리즈를 비롯해 투스택탠덤 올레드가 적용된 IT 제품들의 출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협회는 올해 올레드 수출이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인 지난해 75.8%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10.3% 증가한 706억달러, 올레드는 16.1% 증가한 288억달러, LCD는 5.8% 증가한 408억달러로 전망했다.
조 실장은 "최근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는데, 스마트폰에 AI 기능이 탑재되면 판매 수요가 늘어 결과적으로 패널 수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AI 기능이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시점이 미뤄진다 해도 한국 디스플레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OE 등 중국 기업은 아이폰용 OLED 공급망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고, 우리와의 기술력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이라며 "IT처럼 고사양 패널이 필요한 시장에서 중국이 따라오려면 아직 시간이 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협회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일몰 기한에 대해 3년이 아닌 5년 이상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액공제율 상향은 물론, 미사용 세액공제 이월 공제기간 연장 및 직접 환급제도를 동입할 필요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기준 연구개발(R&D) 30~40%, 시설투자 15%다.
이동욱 부회장은 "대규모 자금 투자 결정에서 생산까지 최소 3~4년 걸리는 점을 고려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기한을(기존 3년에서) 5년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세액공제율을 올리고, 이월세액공제 기한을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가전략기술인 디스플레이도 반도체와 동일한 공제율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정부 육성 정책에 상응하는 지원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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