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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은 못 참지"…K-제약·바이오, 현지 기업과 속속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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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中이판제약과 파트너십…투약 편의성으로 '승부수' 띄워
GC, 홍콩법인 中CR그룹에 매각 동시 책임 판매 계약… '선택과 집중'
아리바이오, 1조 규모 中 독점 판권 계약…선급금 1200억 반환 의무 없어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내 영향력이 큰 현지 기업들과 속속 손을 잡으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국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골관절염 의약품 '시노비안(중국명 히루안원)'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이달 초 밝혔다.

시노비안은 LG화학이 자체 기술로 개발해 지난 2014년 국내에서 선보인 히알루론산(HA) 성분의 무릎 골관절염 신약이다. 1회 투여만으로 기존의 여러 차례 투여해야 하는 제형과 비슷한 치료 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LG화학은 중국 기업 이판제약과 파트너십 계약 체결을 통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준비해왔다. 국내 시장에서의 사업 경험과 시노비안의 투약 편의성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중국 진출을 위해 회사가 이판제약을 택한 이유는 이 회사가 '중국 100대 혁신 제약사 목록(CPIE 100)에 등재될 만큼 연구개발(R&D)과 상업화 역량을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항염증, 항암, 대사질환 등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와 중국 전역에 자체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이런 역량으로 이판제약은 시노비안의 현지 임상 3상을 진행, 2021년 12월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이후 약 1년간 중국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 국가 의약품 보험 목록(NRDL)에 시노비안을 등재하며 시장 안착에 청신호를 켰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1회 투여 제형은 시노비안이 유일하다"며 "중국에서 주로 처방되는 5회 투여 제형에 비해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녹십자홀딩스(이하 GC)는 이달 계열사 GC녹십자·GC녹십자웰빙의 주요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책임지는 계약을 CR보야바이오(China Resource Boya Bio-pharmaceutical)와 체결했다. 이와 함께 홍콩법인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도 했다. 이는 GC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입된 자금으로 회사의 미래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총 매각 금액은 18억2000만 위안(한화 약 3500억원)이다.

CR보야바이오는 지난해 약 2447억 위안(한화 약 47조원) 매출을 거둔 CR제약그룹의 자회사다. CR제약그룹은 중국 내에서 3대 제약사로 꼽히며, OTC(Over-The-Counter)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OTC는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을 의미한다.

이번 계약으로 GC녹십자는 오창공장에서 생산되는 혈액제제 '알부민'과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를 CR제약그룹을 통해 유통하게 된다. 또한, GC녹십자웰빙의 HA 필러 유통도 책임짐으로써 중국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GC는 설명했다.

아리바이오의 행보도 무시할 수 없다.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약물 'AR1001'을 개발 중인 아리바이오는 올해 3월 중국 제약기업과 7억7000만 달러(한화 약 1조200억원) 규모의 중국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중반기부터 선급금 1200억원을 두 회사가 정한 일정에 따라 받게 된다. 이후 임상 개발·허가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판매에 따른 로열티로 9000억원이 포함된다. 다만 상대 계약 회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아리바이오가 받은 계약금은 '반환 조건이 없는' 확정된 계약으로, AR1001의 가치와 시장성을 인정받은 의미가 있다. 중국은 치매 환자 급증세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성과 효능이 확보된 경구용 약물의 선점과 조기 도입을 타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올해 5월에는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로부터 임상 3상 계획이 승인돼 AR1001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 수출되는 의약품의 원료 중 상당 부분 또한 중국 제품"이라며 "양국의 기조만 좋다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 기업과의 협업은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기준 글로벌 제약 시장 점유율이 약 8%로 1위인 미국(4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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