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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계속 오릅니까?"…주택당국만 딴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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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장관 "추세적 상승 아냐…지엽적 오름세"
추경호 원내대표·이창용 한은 총재 "상승세 심상찮다"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아파트를 위주로 집값이 큰 폭 상승세를 보이며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된 가운데 진단과 전망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의 시선이 엇갈리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금리인하 가능성이나 공급 부족 등 거시적 환경으로 볼 때 당분간 집값 상승세를 피할 수 없다고 보는 전문가 견해에 국회와 한국은행이 동조하고 있으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추세적 상승은 아니며 한계가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전세와 매매 모두 강세를 보이며 불안해진 주택시장 수요자들로서는 더욱 혼란스러운 형국이다.

◇"주택시장 불장 지속" vs "일시적 반등"

박상우 장관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값 상승세가 확연해지고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는 현상을 두고 지난 11일 "지엽적이고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 등락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경제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인구 문제 등이 (집값을) 끌고 몇 십 프로(%)씩 상승시킬 힘이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또 "추세적 상승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라며 "전 정부 때처럼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달리 같은 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을 자극할 가능성에 대해 "지난 5월보다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오를 것이라 예상 했는데 6~7월 오르는 속도가 빨라져서 유심히 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14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중심으로 문 정부 시절 '미친 집값' 재연 조짐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문 정부 부동산 실책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정부는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가수요 일어나지 않도록 단기적 수요 관리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전경.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전경.

◇불안해진 수요자들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집값 전망에 대한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이 온도차를 보이면서 수요자들로서는 어느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의사결정을 해야할지 헷갈린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우선 집값만 보면 지방은 여전히 약세장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수도권, 특히 서울은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일까지 누적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63%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단 하락 폭이 덜하지만, 아직까지 플러스 전환에 성공하진 못했다.

지방은 1.12% 하락했으며 세종, 대구와 같은 지역은 올해 낙폭이 5.2%, 2.75%로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깊은 편이다.

수도권은 전체적으로 0.13% 하락했으나 서울의 사정은 다르다. 올들어 0.93%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한 주새 0.24% 올라 전주(0.2%)보다 오름 폭이 커졌을 뿐 아니라 16주 연속 상승했다.

더욱이 주택 시장의 핵심인 서울에서 가격 오름폭이 확연해지면서 수도권으로 분위기가 확산할 조짐도 감지된다.

국토연구원의 '6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달 133.0으로 전월보다 11.5포인트(p)나 올랐다. 2021년 9월(14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와 인천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는 118.2, 117.8로 전월보다 각각 5.8p, 5.7p 올라 상승 국면으로 들어섰다. 경기와 인천의 상승 국면 전환은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이 지수가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한은의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 대비 7p 올라지난해 10월 (108)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비중보다 크면 100을 웃돈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어느 정도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최근 물가 상승 폭과 떨어진 집값을 고려했을 때 상승 여력은 있다고 판단한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처럼 폭등하진 않아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년 전 미국 기준금리 급등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주택시장이 영향을 받아 침체됐다가 다시 자연스럽게 되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 문재인 정부 수준의 급등은 어려워도 서울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상승은 꾸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기준금리(3.5%)가 12회 연속 동결됐으나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 금리도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오름세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16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5년 주기형) 금리는 최저 2.89~5.64%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점검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렸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고정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 크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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