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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점 높은데도"…'불장' 속 50대는 청약서 '미끄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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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청약 당첨자 살펴보니 30대 늘고 50대 줄어
"추첨제 확대로 청약 문턱 낮아져…젊은층 수요 몰려"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의 50대 청약 당첨자 비중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대다수 지역에서 규제를 완화한 영향으로 젊은 세대 수요가 몰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아울러 치솟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영향으로 신규 분양에 수요가 집중됐다는 지적도 있다.

마포 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
마포 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

17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역별 청약 당첨자 정보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서울의 누적 청약 당첨자 1122명 중 50대 이상은 140명으로 12.48%를 차지했다. 지난 2020년 29.83%였던 50대 이상 청약 당첨자 비중은 2021년 28.74%, 2022년 21.19%에 이어 지난해에는 15.50%로 급감했다.

그에 반해 서울에서 30대 이하 청약 당첨자 비중은 상승세다. 2020년 31.04%였던 30대 이하 청약 당첨자는 2021년 33.28%로 2%포인트(p) 늘었고 2022년 43.21%까지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59.02%로 처음 과반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5월까지 전체 청약 당첨자의 62.12%가 30대 이하였다.

전국 청약 당첨자 중 50대 이상 비중 매년 상승하고 있다. 전국 청약 당첨자 중 50대 비중은 2021년 19.65%에서 2022년 19.77%로 커졌고 지난해 20.46%까지 확대됐다. 올 들어선 5월까지 22%로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에서만 50대 당첨자 비중이 쪼그라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주택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30대와 40대 등 젊은 세대 주택 매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청약 시장으로 몰리면서 50대 계층의 당첨 축소 현상이 나타났다는 진단을 내놨다. 분양가가 치솟으며 청약 단지의 경쟁력이 떨어진 지방과 달리 서울은 높은 주택 가격 탓에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에 나서는 젊은 수요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서울은 15일까지 938가구가 일반분양에 나서 청약 접수 11만4705건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 122대 1로 미분양이 쌓이는 지방과 달리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에 더해 서울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의 당첨 확률이 높아진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행법상 비규제지역은 전용 85㎡ 이하일 경우 추첨제 비중 60%, 85㎡를 초과할 경우 100%로 공급한다. 2022년까지 서울은 규제지역으로 묶여 청약 시 연령층이 높을수록 유리한 가점제 비중이 높았지만 지난해 1월 3일 정부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난해 1월 서울 대부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20대와 30대 등 젊은 세대의 당첨 확률이 높아졌다"면서 "이들 세대의 청약시장 참여가 더 활발해진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가점제 비중이 비교적 높은 규제지역(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 추첨제 비중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는 규제지역 중소형 아파트 추첨제 확대 등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 시행 전까지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85㎡ 이하 주택은 모두 가점제로 공급했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며 △60㎡ 이하 40% △60㎡ 초과 85㎡ 이하 70%로 줄었다. 이전에 가점제와 추첨제를 각각 50%씩 적용한 85㎡ 초과 평수만 가점 비중이 50%에서 80%로 늘었다.

조정대상지역에서도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추첨제가 확대됐다. 이전까지 85㎡ 이하 주택은 가점제 75%, 추첨제 25%를 적용했지만 법 개정으로 60㎡ 주택의 60%가 추첨제로 공급되고 60㎡ 초과 85㎡ 이하 주택은 30%로 추첨제가 확대됐다.

특히 올해 단지 중 규제지역 대상 단지의 공급 물량 다수가 소형 평수로 시장에 나오면서 50대 이상 청약자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2월 공급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는 일반분양 물량 81가구 모두 전용 60㎡ 이하로 나와 가점제 40%, 추첨제 60%가 적용됐다.

지난 12일 개관한 '장위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견본주택 입구에 예비청약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
지난 12일 개관한 '장위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견본주택 입구에 예비청약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

하반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와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 등 규제지역 내 단지가 차례로 시장에 나오면 다른 연령층 대비 가점이 높은 50대의 청약 당첨 가능성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일반분양 총 292가구 중 255가구가 가점제 비중이 70% 이상인 60㎡ 이상이다. '래미안 레벤투스' 또한 전용 74㎡ 12가구와 84㎡ 11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다만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청약시장에 수요자가 몰리고 대다수 지역이 추첨제 비중이 높은 비규제 지역인 만큼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30대와 40대가 청약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 또한 상승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청약시장으로 젊은 세대가 유입돼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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