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SK그룹이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위한 대대적인 사업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선다. 장기 적자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계열사들을 일제히 정리하는 등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이번 주 예정된 SK경영전략회의에서 구체적인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집합해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SK는 매년 그룹의 거시적인 경영 방향에 대한 논의 차원에서 '확대경영회의'를 열어 왔다. 매년 8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3대 연례행사다. 올해는 경영 현안과 기업문화 차원의 논의를 함께하자는 차원에서 명칭을 '경영전략회의'로 바꿨다.
통상 오전 10시쯤 회의를 시작해 참석자들의 발표에 이은 만찬으로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만찬을 없애고 종료 시간도 따로 정해놓지 않았다. '끝장 토론'을 통해 최근 SK그룹을 둘러싼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리밸런싱 방안을 도출하는 데 사력을 다할 계획이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린, 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에 대한 방법론이 토론의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사업 등에서 글로벌 우위를 확보하는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지난 22일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다. 출장 기간 반도체와 AI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글로벌 빅테크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최 회장은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이번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계열사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말 취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의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최 의장은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그룹 내 계열사가 너무 많다"며 통제 가능한 범위로 대폭 줄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름도 다 알지 못하고, 관리도 안 되는 회사가 많다"며 경영진들을 질책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SK그룹의 계열사는 219곳으로, 국내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최근 실적 부진과 중복 투자 지적이 거듭돼 온 그린, 바이오 분야에 대해 대폭 손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최근 실적이 부진한 관계사 수장을 잇달아 교체하기도 했다. 앞서 SK에코플랜트에서는 박경일 사장이 물러나며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이 대체 투입됐다. 그동안 방만한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온 SK스퀘어는 박성하 사장이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부진에 빠진 SK온의 성민석 최고사업책임자(COO·부사장)도 지난해 8월 영입된 지 10개월 만에 보직 해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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