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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사일로' 부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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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전문가' 김옥기 "국내 기업, 내부 데이터 통합 먼저"

[김국배기자] "데이터 활용을 얘기하기 전에 데이터 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김옥기 엔코아 데이터서비스센터장은 최근 여의도에 있는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 기업 대부분이 전사적으로 통합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빅데이터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정작 빅데이터 활용을 언급하기엔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옥기 센터장은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데이터 과학자)다. 엔코아에 합류하기 전 7년간 세계 최대 데이터 브로커(판매) 업체인 액시엄에 근무하며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 활용하는 일을 해온 데이터 전문가다.

◆韓 기업 데이터 활용 수준 3단계 머물러

김 센터장은 "기업 내 데이터 활용 수준을 5단계로 나누면 국내 기업들은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봤다. 3단계는 데이터가 전체적으로 통합되지 않고 개별 부서나 사업 부문별로 고립적으로 활용되는, 즉 '데이터 사일로(silo)'가 존재하는 단계다. 데이터 장벽으로 데이터가 공유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전사(내부) 데이터를 통합하는 4단계를 지나 외부 데이터까지 활용하는 5단계에 도달해야 하나 아직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 회사들은 이미 2000년대 초반 전사 데이터 통합을 진행했다고 한다. GE의 경우 1960~70년대부터 데이터를 활용해 품질 관리를 했다. 미국 기업들이 어느날 갑자기 빅데이터를 외치는 게 아니란 뜻이다.

김 센터장은 "빅데이터 시대는 전사 데이터 통합 위에 빠른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와 고급 분석을 더한 것"이라며 "내부 데이터를 통합하지 않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분산된 내부 데이터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현황 파악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가공해줄 '데이터 브로커' 필요"

아울러 데이터 활용을 위해선 '데이터 브로커' 산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기업이 데이터 브로커의 도움없이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가져다 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터 브로커는 개인들의 데이터를 보유하면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해 제공하는 회사다.

김 센터장은 "빅데이터 활용 대부분의 문제는 통합과 가공"이라며 "공공 개방 데이터의 품질은 낮고 기업에는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브로커는 4차 산업혁명과도 맥이 닿아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데이터의 연결"이라며 "깨끗한 데이터, 잘 가공된 데이터가 아니라면 (데이터간) 연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이 일했던 액시엄은 미국인 3억 명을 포함해 무려 전 세계 약 7억 명의 소비자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 공장이다. 저장된 개인 한 명에 대한 정보가 약 1천500종에 이르며, 미 연방 정부 뿐 아니라 포춘 100대 기업이 이 회사에서 데이터를 구매해 비즈니스에 활용한다.

그는 "미국 경제 규모는 한국의 13배 수준인데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약 150배에 달한다"며 "데이터 가공·유통 산업에서 2천2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와 약 97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브로커 산업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내에선 개인정보 활용 관련 법·제도로 인해 데이터 브로커 산업이 크게 성장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김 센터장은 "미국의 경우 비민감 정보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열어놓은 상태"라며 "민감 정보와 비민감 정보를 구분해 비민감 정보의 경우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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