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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결산]알파고 바람 ⓛAI가 가져올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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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AI 사랑 가능할까…"미래 변화 논의 필요"

[성지은기자] #아내와 별거 후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던 테오도르. 어느 날 인공지능(AI) 운영체제(OS)인 사만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사만다는 다른 어떤 사람보다 테오도르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그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대화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사랑의 감정까지 느끼는데 ….

AI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그녀(Her)'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 있으나, AI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재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상상이 가능해졌다.

올해는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AI 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미 알파고로 촉발된 AI 바람은 일상의 곳곳으로 스며들며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AI 시대는 어떻게 가능해졌나

AI는 최근에야 주목받고 있으나 어느 순간 등장한 이슈는 아니다. 앨런 튜링은 AI 테스트인 '튜링 테스트'를 1950년에 설계했으며, 다트머스 학회는 이미 1956년부터 AI를 학문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학문의 역사로만 보면 AI에 대한 연구는 올해 60년을 맞은 셈인데 왜 이제야 AI 시장이 개화한 것일까. 이는 IT 기반 환경의 발전과 연관이 있다. 과거보다 컴퓨팅 처리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

최근 IBM의 AI 플랫폼 '왓슨'은 약 3초당 2억장 분량의 정보를 검색하는 수준으로 컴퓨팅 처리 능력이 발전했다. 이에 따라 AI는 찰나의 순간에 수많은 자연어를 처리하고 가설을 검증하며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물인터넷(IoT) 환경 등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쏟아지는 것 또한 AI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빅데이터 환경이 구현됨에 따라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알고리즘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수년간의 연구로 알고리즘이 진화한 것 또한 영향을 미쳤다. 머신러닝(기계학습)과 딥러닝의 지속적 연구 개발로 다양한 방식이 소개되고 실험되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의료, 금융, 유통 서비스 등으로 번져나가는 AI

AI는 광범위한 산업군에 접목되고 있으며, 최근 의료 분야 도입이 두드러진다. IBM의 왓슨은 의사들의 질병 진단과 처방을 돕는 데 활용되고 있다.

IBM에 따르면, 왓슨은 수십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학 정보, 임상데이터 등을 학습했으며, 환자들의 질병을 분류하고 처방을 제시하는 등 의사들의 진료를 돕는다. 최근 가천 길병원이 왓슨을 도입해 암 진단 등에 활용하고 있다.

금융 분야 또한 AI 도입 바람이 거세다. 고도화된 AI 알고리즘을 통해 운용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 투자자의 금융 자산 관리를 돕는다. 웰스프론트, 베터먼트, 퓨처어드바이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며, 우리나라 증권사들도 유사 상품을 내놓고 있다.

AI는 부정거래 적발에도 활용된다.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패턴에 맞지 않는 이상거래가 발생했을 때 고객에게 통보해 부정거래를 막는는 것. 카드 업계에서 AI를 활용한 부정거래 적발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일부 적용해 활용 중이다.

유통 서비스에도 AI 결합이 가속화 되고 있다. 대화를 통해 소비자의 패턴을 분석하고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챗봇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최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AI가 결합된 챗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공공기관도 대민 행정 서비스에 챗봇을 도입하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AI의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연합체를 구축해 AI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중으로 현재 성능 테스트를 거쳐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AI 확대 적용이 예상되며서 각종 시장조사기관은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TMR은 전세계 AI 시장이 연평균 36% 성장, 오는 2024년 3조61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그리는 미래에 대비해야"

AI가 만들어 갈 미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각종 비관론과 낙관론이 뒤섞여 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 한쪽에서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해 실직자가 증가하고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다른 쪽에선 AI가 단순직 일자리를 대체해 사람들이 창조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고, 소프트웨어(SW) 관련 일자리가 늘어 일자리 감소분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있다.

일자리 문제 외에 AI의 판단 착오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지에 대한 법적·윤리적 책임 문제도 거론된다. 각종 비관론과 낙관론, 법적 책임, 윤리적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공통된 목소리는 'AI가 촉발할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기관은 물론 각국 정부도 AI가 만들 변화를 논의 중이다. 지난 2014년 존 헤네시 스탠퍼드 대학 총장은 AI가 사회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AI에 대한 100년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와 문부과학성은 올해 AI 논의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제조업, 금융 등 AI의 활용 분야마다 고려해야 할 중요 과제들을 정리할 계획이다. 오는 2020년까지 사회 혼란을 피하기 위한 법제도와 규칙도 마련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AI 시대 도래에 따른 기본소득 문제, 법적·윤리적 책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아직 미진한 편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는 '인공지능은 어떻게 산업의 미래를 바꾸는가'라는 책에서 "우리 사회에 점차 늘어갈 지능형 시스템과 인간이 어떻게 사회를 같이 구성하고 사회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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