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선두를 지킨 가운데 중국과 인도 현지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21.7%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이는 인도 내 스마트폰과 피처폰의 출하량을 모두 통틀어 집계된 수치다.
카운터포인트가 인도 내 스마트폰 시장과 피처폰 시장을 분리해서 집계한 결과에서도 삼성전자는 1위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22.6%, 피처폰 시장에서는 21.1%의 점유율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인도 시장에서 기록적인 출하량을 달성했지만 전체적인 시장 점유율은 직전 분기 대비 4%포인트 떨어졌다.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마이크로맥스, 라바, 인텍스 등 인도 현지 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탓이다. 잇따른 발화 사고로 문제가 됐던 갤럭시노트7의 경우 인도 시장에 공식 출시되지 않았기에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인도에서 출하된 스마트폰의 3분의 1은 중국 브랜드 제품이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에 민감한 인도 소비자들을 겨냥해 독점적인 인터넷상거래 채널을 이용했다. 다양한 제품군을 구비해 놓은 오프라인 유통채널도 적극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인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업체는 레노버와 샤오미다. 저가형 제품에 강한 레노버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9.2%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 또한 보급형 스마트폰 홍미노트3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처음으로 5위권에 진입했다. 샤오미의 홍미노트3는 올해 3분기에 두 번째로 가장 잘 팔린 스마트폰이었다.
중국의 '신성' 오포와 비보도 인도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은 중국에서처럼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공격적인 판촉활동과 높은 유통 마진이 무기다. 그 결과 오포와 비보는 인도 내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272%, 437% 늘었다.
파벨 나이야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을 처음 구입하는 인도 소비자들은 대부분 삼성전자나 현지 브랜드를 선택했다"면서도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성장을 거두면서 현지 소비자들이 값싸면서도 성능 좋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인도에 197억루피(약 3천345억원)의 금액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의 양을 지금보다 두 배 늘리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 17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에서 라훌 바트나가르 우타르프라데시주 수석차관과 공장 증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을 6천만대에서 1억2천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공장은 2019년께 완공된다. 이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9월15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접견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모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및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도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인도를 전략 거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회의 땅' 인도, 20%대 견조한 성장률 여전"
올해 3분기 인도 시장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성장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같은 기간동안 전년대비 5% 성장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이 널리 확산되면서 수요에 탄력을 받았다.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 속도가 느린 만큼 피처폰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많았다.
이 기간 동안 판매된 스마트폰의 70%는 LTE 통신 모듈을 탑재한 모델이었다. 이 중 80%는 LTE망을 통한 음성통화(VoLTE)를 지원한다.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모두 이 기능을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활용하고 있다.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절반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피처폰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23% 증가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들어 주춤했다.
파벨 나이야 애널리스트는 "인도 휴대폰 시장에는 인구통계학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내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 반면 이를 구매할 여력이 없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피처폰을 찾기 때문이다.
한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8천만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직전 분기보다 7% 증가한 수치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선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산업에서 두자릿수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며 "선진국 시장의 수요는 대부분 신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교체 수요고,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신흥 시장만이 높은 성장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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