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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홍 경제]⑥가을 유통업계 '왕홍' 마케팅에 푹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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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패션 넘어 전시·관광으로 확산…지자체·공기업도 '왕홍 잡아라!'

[유재형기자] 우리에게 낯설었던 '왕홍'이라는 존재가 이제 그 마케팅적 활용가치가 인정되면서 최근 경색된 한·중 관계를 돌파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SNS 수단을 활용한 스타급 개인방송 운영자를 뜻하는 왕홍은 수만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에 이르는 팬이 지켜보는 자신의 커뮤니티를 통해 화장품과 의류 등을 소개하고 판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국내 뷰티·패션업계도 초기 기존 유통채널을 활용한 관행적 홍보행위에서 벗어나 이들 왕홍을 활용한 젊은 층 타겟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인방송인 만큼 규제에서 어느정도 자유롭고 중국의 앞선 개인방송 플랫폼 가운데 직접적 상품 판매까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왕홍의 출현은 뷰티·패션업계은 물론이고 실생활 용품에 적합한 홍보 방식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SNS와 인터넷 방송 활동 등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매출 성장세를 이끄는 왕홍의 현재 경제적 가치는 약 1천억 위안(한화 18조여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왕홍 마케팅을 도입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왕홍 마케팅은 광고수단의 한 방편임에도 불구하고 왕홍과 그들의 팬인 시청자간 심리적 거리감이 좁고 같은 취미를 가졌거나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이뤄지는 소통 행위인 만큼 실제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보편적 판촉에 비해 3~4배 이상 높다"고 소개했다.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한 뷰티업계 '왕홍'모시기

아미코스메틱의 더마 에스테틱 화장품 CL4(씨엘포)는 지난 20일부터 3일간 중국 Weibo(웨이보)와 Inke(잉커)에서 각각 팬 117만6천명, 22만3천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샤오위페이와 데비 등 왕홍을 한국으로 초대해 팸투어를 가졌다.

아미코스메틱은 이들 왕홍의 SNS채널을 통해 전송된 CL4 체험기가 총 1천4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CL4는 여세를 몰아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들 왕홍들과 함께 홍콩 뷰티투어를 떠나 홍콩 내 뷰티 스토어를 방문하고 할로윈 축제를 함께 즐길 예정이다.

아미코스메틱 관계자는 이번 왕홍 한국투어가 중화권 소비자들에게 큰 이목을 끌었다고 보고 "앞으로도 왕홍들과 긴밀하게 움직이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왕홍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판매를 통해 지금의 명성을 쌓아온 만큼 일찍 부터 왕홍 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난해부터 총 3회에 걸쳐 '한방 뷰티 투어'를 운영 중인 아모레퍼시픽의 샴푸 브랜드 '려'는 정기적인 왕홍 초청행사를 통해 인지도를 확보해 왔다. 지난달 열린 왕홍 초청행사를 통해 이즐보는 시청자 수 7만7000명, 메이파이는 5만명과 25만건에 이르는 '추천'을 획득했다. 또 1인 미디어 즈메이티는 10만뷰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숨37' 론칭 9주년을 맞아 왕홍 9명을 초청한 '무빙 뷰티쇼 999' 행사에서 초청 왕홍들은 활동 전체를 라이브와 VR(가상현실) 콘텐츠로 제작해 생중계했다. 이중 2억명의 회원수를 가진 메이파이에서는 실시간 방송 1위를 기록하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애경도 지난 5월 화장품 브랜드 루나를 중국에 알리고자 10명의 왕홍을 초청해 3박4일 간 뷰티 투어를 진행했다. 수원역에 자리한 AK타운에서 벌어진 이날 투어에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밝고 깨끗한 메이크업법 등 활용도가 높은 메이크업 비법을 소개하는 등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유커는 면세점의 '힘', 왕홍 마케팅이 제격

갤러리아 면세점은 지난 3일부터 일주일 간 왕홍을 초대한 자리에서 이들을 '주급 2만 달러를 지급하는 '골든찬스 투어가이드'로 임명해 갤러리아 면세점, 63빌딩·국회의사당·서울세계불꽃축제 등 당일 여의도 일대를 체험하고 자신의 SNS 개인방송을 통해 팬들과 공유했다. 왕홍들이 여의도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영상과 설화수·후 등 한국화장품, 건강보조식품, 압력밥솥 등을 소개한 콘텐츠는 중국 내 조회수 1천300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포털 검색량으로 볼 때 일평균 829% 급증한 수치다.

HDC신라면세점도 지난 20일 왕홍 5명을 초청해 애경의 화장품 브랜드 '루나'(LUNA), '에이지투웨니스'(AGE 20's) 등 매장 투어를 진행했다. 또 HDC신라가 자리한 용산 일대 관광자원을 함께 소개함으로서 유커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면세점으로 이끄는 효과를 거뒀다. HDC신라면세점은 왕홍 마케팅을 통해 국내 뷰티 브랜드의 우수성을 중국에 소개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지난 국경절 기간 중 'K뷰티·패션 위크'를 열고 왕홍을 통해 한국의 인기 있는 뷰티·패션 스타일을 직접 배우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디비치 소속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중국 뷰티 전문 왕홍의 메이크업 대결을 통해 흥미를 더했으며, 한국과 중국의 대표 미녀 스타인 전지현과 판빙빙의 메이크업 시연과 대결을 왕홍을 통해 중국 전역으로 생중계했다.

◆공기업·지자체도 왕홍마케팅에 합류

왕홍마케팅의 중요성은 비단 일반 기업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도 활용도를 찾고 있다.

전라북도는 내달 3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제1회 한차이나 왕홍 및 웨이상 초청 이벤트'을 열고 왕홍 10명을 초청해 대대적인 왕홍 마케팅과 이를 통한 수출 상담이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중국 수출 전문기업인 미디어크리와 한국 농수산식품 유통공사(aT) 전북지역본부 및 전라북도 산업진흥통상원이 함께 주관하며 전라북도 내 25개 기업에 대한 홍보와 한옥마을 및 남부시장 등에 대한 대 중국 홍보, 마케팅 그리고 수출 상담회를 함께 진행하게 된다.

왕홍들은 팔로워를 통한 현지 추가 체험단 모집을 진행하고 행사 기간 이후에도 수 많은 후기와 리뷰 등을 양성해 추가적인 홍보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또 여기에서 나온 반응과 의견을 대형 유통사들에게 제시해 추가적인 수출 상담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공동 주관사인 미디어크리는 중국 현지 내 왕홍 에이전시들과 다양한 왕홍 마케팅 사업을 전개 중이며 화장품 및 의류를 넘어 식품과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오랜 기간에 걸쳐 중국 내 성공하는 상품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왕홍 마케팅을 오래전부터 기획했으며 지속적으로 본 행사와 같은 마케팅·수출 동시 전개 이벤트를 통해 더욱 더 많은 중소기업들의 수출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한국관광공사도 국경절 연휴 기간 왕홍을 한국에 초청해 중국 관광객을 위한 한국의 주요 관광콘텐츠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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