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인천공항민자도로 'MRG' 특혜 철회 요구

[김두탁기자] 우리나라 제1호 민자도로인 인천공항고속도로(연장 38.2km)가 10개 민자도로 중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 배경에 대해 "특혜 제공에 다른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0일 경실련에 따르면 정부가 새누리당 정종섭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민자도로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현황에서 인천공항고속도로는 단 한 번도 순이익 1위를 놓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순이익 1위 달성은 민자사업자의 창의적이고 뛰어난 운영능력이 아니라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덕분으로, 세금으로 최고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애초 실시협약 조건에 없었던 MRG가 개통직후에 전격 신설·삽입된 만큼, 이 같은 특혜를 제공한 책임자가 누구인지 철저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실제통행량은 예측치의 61.4%에 불과하지만, MRG 특혜제도를 통해 수입을 보장해주고 있어, 지난해에만 982억원 이 혈세로 지급됐다. 인천공항고속도로 민자사업자에게 2015년까지 지급된 MRG 금액은 1조2천854억원으로, MRG로만 민간투자비를 거의 대부분 회수한 정도에 이르고 있다.

특히, 경실련은 애초 인천공항고속도로가 MRG 보장 사업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1993년 정부재정으로 착공한 이후 1995년 10월 민간사업자와 민자사업 실시협약을 맺고, 정부 재정으로 건설한 3.6km를 무상으로 넘겼다는 것.

이어 정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개통 한 달 후인 2000년 12월 전격적으로 MRG 특혜조항을 추가한 실시협약을 변경·체결했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윤영일 의원(국민의 당)이 공개한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아직 6년의 보장기간이 남아 있어, 5천800억원의 MRG를 추가로 보장해줘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애초 실시협약 조건대로라면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1조9천억원(기지급 1조3천억원 + 향후 6천억원)의 국민 혈세를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최승섭 경실련 국책사업감시팀 부장은 "정부는 민자사업자에게 MRG 특혜를 보장해 준 책임자를 밝혀내고, 애초대로 MRG 특혜 조항을 삭제와 함께, 국회는 민자사업 정상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