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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in]"모바일뱅킹? 스마트폰 사인하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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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섭 피노텍 대표, 코스닥 상장·유럽진출 준비 완료

[김다운기자] "PC뱅킹과 모바일뱅킹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PC뱅킹이 마차라면 모바일뱅킹은 자동차죠."

김우섭 피노텍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대표 '핀테크 전도사'다. 20년 가까이 모바일 산업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를 두루 거치면서 모바일 융합 비즈니스에서 남다른 노하우를 쌓았다. 그는 핀테크가 대두되기 전부터 금융과 IT의 결합을 통해 핀테크 시대를 먼저 준비해왔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 유니텔을 거쳐 데이터 압축 기술을 갖춘 모바일 솔루션 업체 네오엠텔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핸드폰 제조업체 드림텍을 거쳐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 인투바이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4년에는 비대면 담보대출 솔루션 기술을 갖고 있던 피노텍 대표로 취임하며 핀테크 사업을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올리기 시작했다. 현재 뉴욕주립대 송도캠퍼스 및 서강대학교 기술경영 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핀테크 관련 강의도 함께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피노텍을 '기존의 금융을 혁신하기 위한 툴을 제공하기 위한 회사'라고 정의했다.

피노텍은 2008년부터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에 비대면 담보대출 솔루션을 공급했으며, 최근에는 자필 서명인증 및 로보 카운셀링 등을 포함한 비대면 금융거래 통합 솔루션 분야에도 진출했다.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에서 신분증 확인이나 영상통화 등 비대면 실명인증에 이미 피노텍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피노텍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간다. 최근 개발한 자필 전자서명을 통한 로그인과 메신저 형식의 로봇 금융서비스는 기존 모바일뱅킹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우리나라는 PC뱅킹 분야에서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모바일뱅킹은요? PC뱅킹의 연장선상일 뿐입니다. 진정한 모바일 기반이라고 할 수 없어요."

현재 은행 인터넷뱅킹을 통해 계좌이체를 하려면 은행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 들어가 공인인증서를 통해 로그인을 하고 서비스를 선택해 실행하는 과정에서 42~47개의 버튼을 클릭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모바일뱅킹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PC와 거의 비슷한 로그인 과정과 보안카드 인증 등을 거쳐야 한다. 단순히 PC뱅킹을 모바일로 옮겨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적이다.

"모든 핀테크 기술의 기반은 PC가 아닌 모바일이 중심이 돼야 해요. 하지만 지금 국내 모바일뱅킹은 완벽한 모바일 기반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국내 은행들이 오래 전부터 전산화 작업을 하며 쌓아온 시스템들이 견고해 쉽게 바꿀 수가 없는 겁니다."

◆모바일뱅킹, 자필서명만으로 보안 OK

그렇다면 진정한 모바일 기반의 뱅킹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김 대표는 PC뱅킹과 모바일뱅킹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1인 1단말기'라는 점을 꼽았다.

PC뱅킹의 경우 집이나 회사, PC방 등 여러 대의 PC를 사용해서 로그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이 접속자가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일회용비밀번호(OTP), 문자 인증번호 등 많은 보안장치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모바일뱅킹은 대부분 본인이 소유한 휴대폰 1대만을 이용해 접속한다. 모바일뱅킹의 서버 입장에서는 그 휴대폰의 전화번호만 본인 소유로 확인된다면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확인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피노텍이 개발한 비대면 금융거래 통합 솔루션은 이에 착안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해 구현한 모바일뱅킹은 처음 가입 시 신분증 확인과 영상통화를 통해 핸드폰 본인 인증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로그인할 때 자필서명만 하면 된다.

로그인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그냥 핸드폰 화면에 사인만 하면 된다. 물론 자신의 사인이라도 매번 100% 똑같이 쓸 수는 없으므로 시스템이 글자 모양뿐만 아니라 압력, 순서, 시간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만약 남의 사인을 위조한다고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대부분 걸러지게 된다.

이후에는 피노텍의 자연어 처리 및 머신러닝 기반의 로봇 '톡뱅'을 통해 마치 SNS 대화를 하듯 쉽고 직관적으로 조회, 이체, 대출 등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다. 자금 이체 과정에서도 별도의 비밀번호가 필요 없다.

피노텍은 이 기술을 적용한 '원데이 모바일 모기지론' 서비스로 지난해 11월 씨티그룹의 전 세계 핀테크 경연대회인 '씨티 모바일 챌린지'에서 베스트 모바일 모기지 솔루션 상을 수상했다.

실제 시현 모습을 보니 그래도 불안감이 들었다. 그동안 모바일뱅킹으로 자금 이체를 하려면 로그인에서부터 네다섯 번의 각종 보안인증과 비밀번호 입력을 거쳐야 했는데, 자필서명 한 번만으로 보안이 가능하다는 것이 선뜻 믿기지 않아서였다.

이 점에 대해 지적하자 김 대표는 "마차만 다니던 시절에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라"고 강조했다.

"말도 없이 저 물건이 제대로 굴러가겠느냐, 중간에 멈추면 어떡하느냐 얼마나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겠습니까. 이런 시각이 바뀌는 데 14년이 걸렸죠. PC뱅킹에서 모바일뱅킹으로의 전환도 마찬가지의 시각 전환이 필요한 겁니다."

만약 누군가가 자필서명을 위조한 다음, 핸드폰을 훔쳐서 모바일뱅킹에 접속해 돈을 빼내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축적된 사용자 빅데이터를 통해 막는다.

사용자들은 대부분 가족, 거래처, 관리비 등 기존에 이체했던 계좌에 반복해서 이체하는 성향이 있다. 만약 신규 계좌로 일정한 설정 금액 이상의 큰 돈이 빠져나가게 되면 바로 이체되는 대신 가족 등 미리 설정해놓은 지인의 연락처로 이 같은 이체가 이뤄지려고 한다는 통보가 가게 된다.

◆유럽 진출과 코스닥 상장 준비

피노텍의 이 같은 비대면 금융거래 통합 솔루션은 아직 국내 은행에는 적용되지 못했다.

김 대표는 "공인인증서 하나만 없애려고 해도 기존 은행권의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하기 때문에 국내 은행에선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피노텍이 선택한 것은 해외진출이다. 피노텍은 유럽 진출을 앞두고 지난 8일 독일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핀테크 데모데이'에 참가한 뒤 유럽 금융회사들이 먼저 관심을 표해온 덕분이다.

피노텍은 최근 독일 금융사와 기술협의를 끝내고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밖에 유럽의 신규 설립 은행의 모바일뱅킹 시스템도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유럽은 한국보다 PC뱅킹이 발달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바로 모바일뱅킹으로 건너뛰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유럽 금융불안으로 은행 이익이 급감하면서 지점 없이 핀테크를 이용한 인터넷은행에 대한 필요성도 크게 높아진 상황이죠."

피노텍은 통장 개설에 필요한 비대면 인증부터 전자문서 솔루션, 로보 카운슬링 등 모바일뱅킹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모두 갖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2014년 12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피노텍은 이제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을 준비중이다. 지난 7월에는 핀테크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상장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핀테크의 발전은 저성장 시대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진단했다.

"핀테크는 '비용절감 금융산업'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매스프로덕트를 매스마케팅으로 풀어나가던 기존 산업구조를 완전히 끊고, 공유와 개인맞춤을 통해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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