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檢 수사 의뢰 놓고 與 '투 톱' 온도차

[윤채나기자]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권남용,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 '투 톱'인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가 여권 전체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 우 수석이 자진 사퇴한 뒤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 대표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정수석은 정부 사정기관 지휘 책임은 물론 공직기강 확립, 공직자 검증, 국민 여론 동향 파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특별감찰관의 수사 의뢰가 제기된 상황에서 직책을 계속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 수석은 대통령과 정부에 주는 부담감을 고려해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게 옳을 것"이라며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정수석 신분을 가지고 어떻게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나"라며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새누리당 대다수 의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같은 견해를 이 대표에게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선 진상이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우 수석 거취 문제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진상규명을 해 문제가 나왔다면 1초라도 기다릴 수 있느냐. 당연히 의법조치 해야 하고 그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