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여야의 차기 지도부 선출 경쟁이 끝나면 본격적인 대선 경쟁의 서막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가운데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행보를 넓히며 점차 대선 가도에 돌입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 주자들은 상당수가 전당대회의 후폭풍으로 상처입은 모습이다.
야권의 대선 경쟁은 이미 시작된 모습이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지난 6월 한 달 간의 히말라야 일정을 소화한 이후 자신에게 부족한 안보, 호남 지지를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7주기 추모 행사를 찾아 "반드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와 자랑스러운 민주정부의 정통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호남 민심 잡기에 힘을 썼고, 12~13일에는 천안함 폭침 현장과 가까운 백령도를 찾는 등 안보 행보에 나섰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5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일환으로 미국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 등을 방문해 국가 경영과 관련된 콘텐츠를 채우고 있다. 대외 행보를 자제하면서 대선주자 지지율이 하락해 선두권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오는 17일 경기 성남에서 재개되는 강연에서 어떤 결실을 가져올지 관심이 높다.
박원순 시장도 정치적 행보를 넓히고 있다. 당내 세력이 약한 박 시장은 최근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나눴고, 이후 광주에서 열리는 더민주 광주도당 정책 콘서트에 참여하며 지지세 확보에 나섰다.
청년활동지원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거부 의사를 밝히자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등 대통령과 맞서는 야당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고, 시민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새물결'을 발족하며 외곽 단체도 구성하는 등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선 관련 발언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 10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더민주 서울특별시당 '신입당원 아카데미'에서 "평생 빨갱이라는 욕을 먹었던 김대중의 역사를 뛰어넘을 것이고,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끝내자고 이야기하다 바위에서 떨어져야만 했던 노무현의 역사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를 은퇴했던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의 정계 복귀도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계속해왔던 손 전 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 7주기 행사에 참석해 정계 복귀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8.9 전당대회로 상처입은 與 주자들, 반기문에 눈길
반면, 여권 주자들은 다소 침체기다. 친박계가 영입을 시도하고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기까지 대선 행보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 비박계인 차기주자들이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우선 "비주류 단일 후보인 주호영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회초리를 든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할 정도로 비박계 후보에 올인했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지난 1일부터 전국을 돌며 민생투어를 하고 이는 김 전 대표는 12일에도 전북 김제시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농업회사 법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행 대통령제는 제왕적 권력구조로 지금이 대통령제도로 한국은 더는 발전할 수 없다"며 "이 벽을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고 개헌을 강조했지만, 힘을 빠진 상태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주호영 후보를 지지한 만큼 이후 행보에 제약이 불가피하게 됐다.
친박계 일색이 된 8.9 전당대회 결과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의 힘이 강해지면서 향후 상당기간 당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 쪽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박계 주자인 유승민 의원이나 차기주자로 꼽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지사의 행보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정현 대표가 내년 4~5일 당 내외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슈퍼스타K 방식의 대선 경선을 치르겠다고 한 만큼 새누리당은 내년 경부터 대선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1년 4개월 여 남은 대선 구도에는 여러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어떤 시대정신와 비전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것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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