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이 협력사와 사전 협의없이 고객들에게 사실과 다른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협력사의 쿠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협력사 측은 현재 쿠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중간에서 쿠팡의 딜을 통해 이 회사의 쿠폰을 구매한 고객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11일 오전 7시부터 이달 6일 오전 12시까지 판매된 '[서울]푸드플라이이용권'을 '갑작스런 업체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쿠폰 사용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내용을 최근 해당 쿠폰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문자로 고지했다.
또 쿠팡은 "앞으로 업체 선정 시 더 주의를 기울여 쿠팡을 믿고 구매한 고객들에게 상품에 대해 실망을 안겨드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계약 단계에서도 철저한 업체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 업체의 계약 해지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팡이 고지한 내용과 달리 해당 딜은 협력사가 아닌 쿠팡 내부 문제 때문에 갑작스럽게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협력사인 푸드플라이에 따르면 쿠팡은 김범석 쿠팡 대표가 "타 사이트로 고객이 유출될 수 있는 형태의 딜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자 대응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푸드플라이 쪽에 통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되자 임은선 푸드플라이 대표는 쿠팡의 부당함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직접 알렸다. 고객들의 오해를 풀고 싶다는 취지에서였다.
임 대표는 "우리에게는 갑작스런 사정도 없었고 쿠폰 사용 불가 안내와 관련해 쿠팡으로부터 사전에 어떤 논의도 받지 못했다"며 "심지어 사후 논의나 공지조차 없어 쿠폰 사용을 할 수 없게 됐다는 내용마저 제가 받은 문자를 통해 문제를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 상위 담당자가 사전 연락 없이 갑자기 회사로 찾아와 '(이번 일의 원인은 쿠팡 김범석) 대표가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며 "우리 같이 작은 회사가 대응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는 데다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별다른 자구책이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향후 쿠팡과 어떤 형태로든 계약을 진행하려는 이들이 있다면 계약서보다는 김범석 쿠팡 대표의 호불호를 먼저 물어보는 편이 좋을 것"이라며 "쿠팡 전체를 매도할 생각은 없지만 이번 경험에만 국한해 본다면 쿠팡에게 계약이나 협력업체의 신뢰도 등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 대표는 이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쿠팡과의 마찰로 다른 업체와의 계약 관계에서도 피해 입을 것을 우려해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또 푸드플라이는 쿠팡과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오해를 한 임 대표의 우발적 행동이었기 때문에 논란 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푸드플라이 관계자는 "임 대표와 논의해 봤으나 이번 일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다만) 우리와 같이 작은 업체가 골리앗 같은 유통업체와 싸워서 남는 건 서로간의 상처뿐이라는 점에서 알려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혹여나 이번 건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도 우려가 된다"며 "우리가 촉발한 이슈를 우리가 다시 주워담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바람과 달리 임 대표가 쓴 글은 빠른 속도로 온라인 상에서 퍼져나갔다. 일부 구매자들은 "문자를 받았을 때만 해도 푸드플라이 측은 모르고 있었고 쿠팡에서 일방적으로 딜을 종료했다"며 불만을 표시하는 글도 여러 곳에서 게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딜이 중단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파트너사에 아무런 언급 없이 중단시키는 건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며 "(쿠팡) 대표가 하지 말라고 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런 식으로 딜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것은 스타트업 업체에게 (쿠팡 측이) 초유의 갑질을 한 것"이라고 일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의 일방적 통보를 업체에게 뒤집어 씌운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보인다"며 "푸드플라이 측이 SNS에 글을 게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다 행동을 바꾼 것은 불리한 상황에 놓일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쿠팡에서 진행되는 수많은 딜에 대해 김범석 대표가 일일이 알 수도 없고 특정 딜에 대해 그런 지시를 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며 "이번 일은 양사간 커뮤니케이션 오류 때문에 벌어진 일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해명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