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운동을 좀 해 볼까 싶었다. 휴가철에 물놀이를 한번 가려고 하는데, 몸뚱이 이곳저곳에 잡히는 군살이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사실 여러 번 시도해봤지만 의지가 부족한 탓에 운동을 꾸준히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현대 과학의 산물에게서 도움을 좀 받기로 했다. 운좋게 피트니스 전용 웨어러블 제품 두 개를 동시에 체험할 기회가 생겼다. 주인공은 바로 최근 스마트밴드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핏비트의 '블레이즈'와 삼성전자의 '기어핏2'다.
이 두 제품을 양 손목에 차고 일주일을 보냈다. 일단 써 보고 둘 중에 더 끌리는 제품을 직접 구입할 생각이다.

◆삼성전자 기어핏2, 쓰기 편하지만 배터리 아쉬워
삼성전자의 기어핏2는 디자인이 스포티하다. 차고 다니면서 "운동 좋아하시나 봐요"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가장 큰 장점은 커브드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화면이 쨍해서 뜨거운 햇빛 아래서 운동상태를 확인할 때 유용하다. 터치도 부드럽게 잘 먹힌다.
카카오톡과 같은 서드파티(제3자기업) 애플리케이션의 알림을 대부분 지원한다. 인터넷뱅킹 알림 서비스 등 평소에 자주 쓰는 앱의 알림을 등록해 놓으면 편리하다. 손목 위에서 돈 빠져나가는 소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피트니스 전용 기기답게 운동 시간과 움직임의 횟수를 측정해 주는 기능이 재미있었다. 특히 스쿼트나 런지 등 기초적인 운동을 할 때 횟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할 수 있어 좋았다. 동작이 바르지 않을 경우 제대로 세어주지 않기 때문에 운동하면서 자세를 신경써서 해야 한다.
단점은 화면이 선명한 만큼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는 것. 배터리 용량은 200mAh다. 최대 사용 시간은 5일이라고 나와 있지만, 운동을 자주 하거나 손목을 자주 들어올려 화면을 확인하는 경우에는 약 2.5일 정도 간다.

기기를 제대로 제어하려면 깔아야 할 앱이 많다는 것도 또 다른 단점이다. 초반에 세팅하면서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만 4가지. 여기에는 ▲삼성 기어 ▲기어핏2 플러그인 ▲삼성 액세서리 서비스 ▲S헬스 등이 있다. '삼성 기어' 앱에서는 기본적인 제어가 가능하고, 수면의 질이나 구체적인 운동 상황을 파악하려면 'S헬스' 앱을 열어봐야 한다. 앱 하나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헬스 앱을 사용하려면 삼성 계정도 하나 만들어야 하는데, 동의해야 할 약관이 정말 많다. 아무래도 이 기기는 몸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을 예정이니 잘 읽어보고 동의하는 것이 좋을 것. 계정을 만들고 로그인할 때 오류가 여러 번 났는데, 기자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서 앱과의 호환성이 좋지 않은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가격은 19만8천원. 후술하는 핏비트 블레이즈보다 약 10만원가량 저렴하지만 기능적 측면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핏비트 블레이즈, 센서 민감하고 배터리 오래가
핏비트 블레이즈는 밴드보다는 스마트워치에 가깝게 생겼다. 나름대로 클래식한 디자인이라 줄을 가죽 소재로 바꾸면 정장과 함께 착용해도 무리 없을 수준이다.
이 제품은 센서가 민감하다. 같이 차고 다녔던 기어핏2에 비해 걸음 수를 더 많이 세 준다. 지난 11일 기어핏으로 측정된 하루 걸음 수는 7천828보였지만 블레이즈는 8천보를 넘게 셌다. 칼로리 소모량도 이쪽이 좀더 크게 나온다. 심박수가 반영돼서 그런 것을 보인다. 심박수가 일정 정도를 넘으면 '지방 연소 중'이라는 멘트가 떠서 뿌듯해진다. 더 움직이고 싶어진다.

여러 개의 앱을 깔아야 했던 기어핏2와 달리 블레이즈는 'Fitbit' 앱 하나로 제어할 수 있어서 편했다. 이 앱은 소셜 기능도 특화돼 있다. 친구로 등록된 핏비트 제품 이용자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 약을 올리기도 하고 자신의 기록을 자랑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다만 기자에게는 핏비트 제품을 사용하는 친구가 없어서 다소 외로웠다. 아직 핏비트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대중화되지 않은 탓인 것 같다.
재미있는 기능은 '핏스타'다. 사람의 형상을 한 가상의 트레이너(?)가 화면 속에 등장해 운동 방법을 이것저것 가르쳐 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동작을 이것저것 따라하다 보면 운동이 재미있어진다.
배터리가 오래가는 것도 장점이다. 한 번 완전충전 했을 때 완전 소진시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사흘 정도였다. 화면을 어둡게 해두면 4~5일 정도는 갈 듯하다. 충전 방식이 조금 특이하다. 시계 알처럼 생긴 트래커를 빼서 전용 충전케이스에 집어 넣으면 된다.
단점은 터치가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 분통을 터뜨릴 수준은 아니지만 열 번에 한 번 꼴로 터치가 먹히지 않았다. 화면 밝기는 약간 어두운 편.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썼는데, 햇빛 아래서 보기에는 충분히 밝지 않아 밝기를 '밝음'으로 해둬야 한다.
앱과 기기의 동기화 속도가 다소 느린 것도 아쉬운 점이다. 또 문자, 전화 등의 알림은 받을 수 있지만 카카오톡과 같이 널리 쓰이는 서드파티 앱 알림은 지원하지 않는다.
가격은 29만9천원이다. 운동 동호회에 꾸준히 나가고 있거나 주변에 핏비트 제품 사용자가 많다면 좋은 동기부여 요소가 될 듯하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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