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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서 명분 잃은 신동주, 향후 거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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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신격호 성년후견인 지정 가능성 높아"…"신동주 행보 제동 걸릴 것"

[장유미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가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롯데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현재 재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자신이 신 총괄회장이 지목한 '적통 후계자'"라며 각종 위임장과 지시서로 경영권 분쟁을 이끌어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 지정을 두고 이를 찬성하는 신정숙·신동빈 회장 측과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10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최종 심리에 참석했다.

이날 양측은 성년후견인 지정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으나 재계에서는 치매 관련 진료 및 약 처방 기록, 객관적 검사를 통한 치매 확진을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 측이 스스로 거부한 점 등을 비춰볼 때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지정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줄곧 "아버지는 건강하다"고 주장해오다 최근에는 재판결과를 의식한 듯 "경영권 분쟁과 성년후견인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재판부가 성년후견인 지정 결정을 내리게 되면 1년 이상 끌어온 롯데 경영권 분쟁이 종지부를 찍고 신 전 부회장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성년후견인 지정이 받아들여질 경우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으로 신 전 부회장이 제기했던 각종 소송이 무효화되는 것은 물론, 경영권 분쟁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던 '일본 롯데홀딩스 무한주총을 통한 동생 신동빈 회장의 축출' 또한 물거품 될 수 있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광윤사의 주식 1주를 받아 '50%+1주'로 광윤사를 지배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1대 주주인 광윤사를 자신의 손에 넣으며 반복적으로 롯데홀딩스 주총 소집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지만 현재 일본에서 이에 대한 무효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또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질 경우 신 전 부회장은 이 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의 분쟁을 위해 고령인 부친을 악용했다는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과시하기 위해 했던 다양한 활동이나 발언들이 모두 거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은 50년간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신 총괄회장을 자주 언론에 노출시키며 여론전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버지를 앞세운 신 전 부회장의 여론전은 지난해 10월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의 문을 언론사에게 열어주며 시작됐다. 또 신 전 부회장은 같은해 12월에 매서운 겨울바람도 아랑곳 않고 신 총괄회장을 끌고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에 나타났다. 이날 신 전 부회장은 경영과 관련 없는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며 자신의 입장을 불허한 롯데물산 관계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의 측근들은 신 총괄회장이 조치훈 9단과 바둑을 두는 사진, 크리스마스에 조촐한 파티를 여는 사진 등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신 총괄회장의 건강과 건재함을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 때부턴 일각에선 "고령의 아버지를 너무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의 비난이 일기도 했다.

특히 신 전 부회장 측은 "치매약은 먹었지만, 치매는 아니다"라고 희화화 된 '신 총괄회장 치매 약 복용 사실'을 폭로하면서 여론전의 정점을 찍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치매 예방 차원에서 치매약을 복용했지만 정신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복수의 의료전문가에 따르면 복용한 약의 종류나 기간을 봤을 때 이미 병세가 중증 이상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또 앞뒤가 맞지 않은 해명보다 더 큰 문제는 약의 이름과 종류, 복용 시기까지 특정한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유출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롯데그룹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불법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 같은 신 전 부회장 측의 움직임을 두고 재계에서는 그 목적은 둘째 치더라도 자신의 경영권 분쟁에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을 자초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 사정에 밝은 한 재계 관계자는 "예전에 한 언론 보도로 밝혀진 것처럼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치매 사실을 숨기기 위해 치매 약 복용을 중단 시켰다가 증세가 심해지자 다시 복용 시켰다는 의혹까지 등장한 상황"이라며 "신 총괄회장이 명예는 둘째 치더라도 건강까지 위협받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신 전 부회장의 무리한 언론플레이로 나빠진 여론이 롯데 수사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신 총괄회장이 탈세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고 신 전 부회장 자신 또한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최악의 상황에서 이 같은 분쟁 방식을 고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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