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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도 괜찮을까?"…'콜드브루' 위생 안전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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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 장시간 추출로 세균 노출 가능성 커…업체별 자체 관리로 대응

[장유미기자] 최근 '콜드브루' 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커피업체들이 앞 다퉈 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콜드브루 제품에 대한 위생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콜드브루는 더치커피로 불리던 올 초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의 9천900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돼 문제가 된 바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엔제리너스커피·루고 등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라 한국야쿠르트·남양유업·동서식품·롯데칠성음료 등 식품업체, CU·GS25 등 편의점들도 콜드브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콜드브루'는 분쇄된 원두에 열을 가하는 대신 차가운 물에 오랜 시간 동안 우려내는 추출 방식으로 생산되며 '더치커피'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더치커피는 네덜란드풍 커피라 해 붙여진 일본식 명칭으로 국내에서도 그동안 콜드브루라는 명칭 대신 더 많이 쓰였다. 그러나 한국야쿠르트가 올해 3월 '콜드브루'라는 명칭을 앞세워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3월 초 '콜드브루' 제품을 출시한 후 관련 시장은 급격히 확대됐다. 한국야쿠르트는 일부 제품 위생 논란으로 더치커피에 대한 전체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더치커피 대신 '콜드브루'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 신선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이후 방문판매원인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하루 평균 9만~10만병의 콜드브루 제품을 꾸준히 판매하고 있으며 6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700만병으로, 월 매출은 40억~50억원 수준에 이른다.

한국야쿠르트가 선보인 '콜드브루' 제품이 인기를 끌자 스타벅스,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엔제리너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전문점을 비롯해 식품업체, 편의점 업체들도 잇따라 제품을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지난 4월 100개 매장에서 콜드브루를 처음 선보인 후 해당 제품이 두 달만에 30만잔 정도 판매되며 인기를 끌자 6월부터는 전국 800개 매장으로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 현재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230만잔 정도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달 1일 콜드브루 커피에 크림을 얹은 '디 클라우드' 제품을 출시했으며 한 달간 16만잔을 판매했다. 또 지난 6월 '콜드브루' 제품을 선보인 투썸플레이스도 지난달까지 30만잔 이상 제품을 판매했으며 CU와 GS25도 각각 콜드브루 제품인 'GET 더치커피워터'와 'UCC 콜드브루커피'를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이 콜드브루가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자 일각에서는 이들 제품의 위생 관리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콜드브루의 특성상 저온에서 장시간 추출해 숙성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시중 유통 중인 더치커피(콜드브루) 30개 제품에 대한 위생도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세균이 기준치(1ml당 100 이하) 보다 17~9천900배 초과해 검출됐다. 또 이 중 1개 제품은 대장균군도 함께 검출돼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더치커피는 저온 장기간 추출 및 숙성으로 생산돼 유통된다"며 "이에 따라 커피원두·물·용기·작업자 등의 비위생적인 관리가 세균 오염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각 업체들은 생산 시설에 식품안전관리인증 기준인 '해썹(HAACP)'을 인증 받고 자체 위생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며 위생 논란에 대응하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매장에서 원액을 직접 추출한 후 바로 냉장보관하고 추출 후 3일이 지난 제품은 바로 폐기 처리하는 등의 자체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또 투썸플레이스는 플래그십스토어를 제외한 전 매장에 납품되는 콜드브루 제품을 해썹 인증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수시로 위생 점검도 실시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각 매장별로 격리된 공간에서 한정된 인원만 들어가 14시간 원액을 추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온도와 위생상태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또 매일 최소 50~100잔 가량 한정된 양만 판매해 재고가 없도록 하고 있으며 자체 품질관리팀도 운영하고 있다.

콜드브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야쿠르트 역시 콜드브루 추출과 관련해 특허기술을 가지고 있는 하청업체를 선정해 해썹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업체는 입자를 얇게 하는 초임계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해 공기 중 노출을 줄여 위생문제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한국야쿠르트는 생산 시 마지막에 살균 과정을 거친 후 제품을 냉장 유통시켜 판매하고 있으며 10일 안에 유통되지 못한 제품은 폐기 처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식음료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위생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어 안심할 수 있다"며 "식약처 등 관계 기관이 위생 관리와 관련해 법적으로 제도화 시킨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일반 소규모 커피전문점이나 콜드브루 생산 업체들은 다소 관리가 미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 커피전문점 중 콜드브루 원액을 현장에서 추출하지 않고 다른 공장에서 가루나 젤리 형태로 만들어 각 매장에 납품해 주문을 받을 경우 즉석에서 이를 물에 타서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갈 수도 있어 위생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의 지적 이후 올 3월까지 해당 제품들을 수거해 검사했고 미생물 검출 사례는 적발되지 않았다"며 "현재 제조업체 관할 지자체 등이 위생 관리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후 출시된 제품들에 대해서는 향후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수거검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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